22일밤 8시20분쯤 서울중구을지로6가 국립의료원앞 버스정류소에서 구로동행 좌석버스를 타고있던 송현석씨(34·영등포구양평동4가16)의 손목시계를 날치기해서 달아나던 서모군(20·성동구금북동)이 행인들에게 쫓기자 근처에 있는 서울사대부속국민학교옆 하수도속으로 뛰어 들어가 7시간동안 경찰과 숨바꼭질 하다가 23일새벽 3시20분쯤 추위와 악취에 못 이겨 제발로 기어나와 붙잡혔다.
서군은 이날 버스정류장을 떠나자 재빨리 창가에 팔을 올려놓고 있던 송씨의 시계를 낚아챈 것인데 이를 본 행인들이 뒤쫓아가자 시계를 내동댕이치고 하수도속으로 도망쳤다.
신고를 받은 중부경찰서 을지로6가 파출소 이종정순경(29)등 2명이 방독면을 쓰고 흙탕물이 목까지 차는 하수도속으로 뒤따라 들어가 길 건너편 모서리에 머리만 내놓고 있는 서군을 확인했으나 서군이 하수도 지선속으로 도망치는 바람에 그 이상 추격을 못하고 빠져 나올 수 있는 천지호텔앞과 을지전화국밑의 맨홀을 지키는 한편 하수도안에 전지를 비추며 『질식해 죽게되니 빨리 나오라』고 설득작전을 폈다.
완강히 버티던 서군은 23일새벽 3시20분쯤 추위와 악취때문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처음 들어갔던 하수도 쪽으로 목을 내고 『내가 나가면 잘 봐주겠느냐』 『잘 봐줄터이니 빨리 나오라』는 대화를 나눈뒤 흙탕물 투성이의 몰골로 심한 악취를 풍기며 엉금엉금 기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