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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LTE가 뭐길래 … LG vs SK 광고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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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 U+가 “3G가 섞이지 않은 100% LTE”(왼쪽)라고 광고하자 SKT는 “LTE망이 불안한 곳에서는 음성 통화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사진 SK텔레콤·LG유플러스]

“넌 나에게 3G를 줬어. 100% LTE가 있는데도 말이야.”(김영철, LG유플러스 광고 중)

 “누군가는 콩나물 하나 넣고 이렇게 얘기해요. 세계 최초 100% 콩나물 비빔밥이라고.”(최효종, SK텔레콤 광고 중)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이젠 광고까지 그렇다. 특히 첨단 기술의 경연장인 이동통신 광고를 이해하려면 배경지식을 갖춰야 할 정도다. 요즘 ‘100% LTE’를 둘러싼 이동통신사들의 신경전을 보면 소비자들은 헛갈린다. 도대체 100% LTE가 뭐길래 이러는 걸까.

 100% LTE는 LG유플러스가 내놓은 마케팅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망을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전국에 구축했다. ‘LTE=LG유플러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만년 꼴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황은 LTE-A(어드밴스트)가 도입되면서 달라졌다. SK텔레콤이 올 6월 세계 최초로 LTE-A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LTE-A는 기존 LTE보다 두 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속도’라며 속도전을 주도하고 나섰다.

 전세 역전을 위해 LG유플러스가 내놓은 게 ‘100% LTE’ 프레임이다. 기존에는 데이터는 LTE, 음성은 2G나 3G를 활용했다. 여기에 음성통화까지 LTE로 하면 100% LTE가 된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경우 음성통화 시 LTE가 3G로 전환되는 것에 착안해 ‘자사 LTE만이 100% LTE’라고 강조한다. 사실 3G망이 없는 LG유플러스는 음성도 LTE로 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LTE로 음성통화를 하면 연결 속도가 빠르고 통화 음질도 좋다. 통화를 하며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LG유플러스가 치고 나오자 속이 타는 건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100% LTE가 LG유플러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LTE망을 활용한 음성통화는 HD보이스라는 이름으로 이통 3사 모두 지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이후 판매된 1100만 대의 스마트폰에는 모두 이 기능이 들어 있다”며 “이런 스마트폰을 쓰는 가입자는 통화 설정에서 HD 보이스를 선택하면 누구나 100% LTE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SK텔레콤은 음성통화의 기본 설정이 3G다. 보통 이용자들은 단말기 출고 당시 설정을 잘 바꾸지 않는다.

 SK텔레콤 측은 3G망이 LTE보다 느리지만 더 촘촘하고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휴대전화는 만에 하나 위기의 순간에도 생명줄 역할을 해야 한다”며 “100% LTE의 경우 데이터 망이 끊어지면 음성통화까지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 음성통화를 3G로 설정한 것은 아직 LTE 망이 3G에 비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하나 엘리베이터 안처럼 LTE 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는 통화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이미 LTE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반박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100% LTE의 통화 성공률은 99.89%로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100% LTE는 데이터와 음성 모두를 LTE로 제공하기 때문에 뛰어난 통화 음질은 물론이고 배터리 소모도 적은 편”이라며 “3G 망의 백업이 없어도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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