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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양론속의 한국과학원 설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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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과학기술관계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정부가 구상한 특수대학원 한국과학원 설립안은 4월28일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친후 현재 국회에 제출되어있다. 내외자 45억원의 정부지원에따라 법인으로 설립될 한국과학원은 세계 수준의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국내외에서 우수한 교수진을 초빙하고 재학생에 대해서도 장학금 지급과 함께 병역특혜까지 고려, 과학기술의 엘리트를 육성하려는데 뜻을 두고있다.
기존대학·대학원과는 별도로 설립되는 과학원의 특징은 ⓛ고도의 이론과 산업연구 중심의 집중교육실시 ②자격시험에 의한 학생선발과 엄격한 학위심사 ③외국 일류 이공계대학과의 자매결연 ④교수의 처우개선과 학생장학조치 ⑤병역특혜 ⑥산업개발과 기술발전에의 적용 ⑦KIST(한국과학기술연구소)와의 상호협동발전 ⑧산업계와의 유대강화 ⑨기존대학과의 긴밀성 유지.
과학기술처가 주축이 되어 마련한 이 과학원의 설립안에 대하여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 당연히 있어야한다는 찬성의 의견도 많으나 소수민을 위한 편중교육이며 기존 대학원은 모두 무시하는 처사라는 반대의견도 많다.
사실상 과학원 설립이 이룩되면 부작용이 예상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없는 건 아니다.
그 문제점을 대략 간추려 보면-. 첫째 기존 이공계 대학원의 재검토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모든 산업분야의 요원을 배출해내고있는 대학원이 제기능을 다하고 있지못하다는게 정평인데 이에대한 어떠한 조치가 없이 새로운 국제수준의 과학원을 설립한다는 건 기존 대학원을 위태롭게 한다. 둘째 대학은 대학원진학을 위한 예비과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다분하다. 셋째 가뜩이나 학자들간의 융화가 이룩되지않는 판에 새로운 계열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국민의 의무인 병역에 혜택을 주는 것도 또하나의 문제점이라고 여겨진다.
이에대한 학계의 의견은 어떠한가
찬성하는 측은 국제과학기술 경쟁에서 우리 산업 기술계를 유지하려면 국제수준의 우수한 과학기술자를 양성해야 하는 것인데 이 기관이 이 목적에 적격이라는 것이다.
강웅기박사(고대)는 이것이 기존 대학원에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강영선박사(서울대문리대)는 이왕에 이런 혁명적인 정책을 쓸 바에는 기존 대학원에서 석사만 양성하고 과학원은 단독으로 박사과정만을 두어 국가박사를 길러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최형섭박사(KIST소장)는 기존 대학원과의 유대강화, 우수한 교수의 확보, 자율성과 안정성의 보장을 제도화하라고 말하고 파벌없는 학문기풍 조성도 바랐다.
그러나 한국과학원 설립에 대한 반대의견도 적지않다.
성백능박사(서울공대)는 교육기관은 특수한 학풍과 전통을 통해 이룩되는 것이며 때문에 서울공대대학원이 그만한 보조를 받으면 더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세희박사(연세대)도 기존대학원 육성을 포기하는 정책이라고 말했으며 윤세원교수(경희대)도 소수의 고립된 엘리트보다는 다수속에서 우수한 엘리트를 양성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치계획의 골자>
한국과학원의 설치 학과는 연차적으로 확충한다는 전제하에 기초과학(물리·화학·수학·경제등) 공학(전기·전자·재료·화공·토목등) 기타(산업공학·조직공학등)에 중점을 두며 교육과정과 교수, 학생은 박사, 전문 석사, 석사 과정을 두고 이밖에 위탁연구생을 받아 들인다. 교수는 전임 50명과 대우교수, 초빙교수, 시간강사 1백명등 모두 1백50명. 학생은 석사 2백명, 전문석사와 박사 2백명등 모두 4백명을 자격시험으로 선발한다.
대지는 홍릉의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인접지역이며 소요자금은 건물 10억원(내자), 실험연구시설, 도서, 교환교수 15억원(AID원조자금), 운영기금 20억원(내자)등 총 45억원이다.
이와함께 운영자금은 기금 20억원과 산업계 기부금으로 충당할 예정인데 해마다 약 5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되고있다.
이 한국과학원은 71년중 조직, 운영관리, 인사등을 마쳐 정식 발족시키고 72년3월 학생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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