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트호벤' 박지성 8년 만의 복귀전…1:1 무승부 견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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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간스포츠]

역시 박지성(32)에게 어울리는 곳은 PSV 에인트호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였다. 8년 만에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복귀전을 치른 박지성의 움직임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박지성은 2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AC 밀란(이탈리아)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해 후반 23분까지 68분동안 맹활약했다. 지난 8일 팀 훈련에 합류한 지 13일만의 출전이었지만 마치 수년 동안 에인트호번에서 활약한 것처럼 팀에 완전하게 녹아든 플레이를 보였다. 결국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며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 진출의 희망을 살려냈다. 박지성이 교체돼 나갈 때 에인트호벤 홈 팬들은 박지성의 응원가인 '위쑹빠르크'를 부르며 큰 박수를 보냈다.

◇나보다 팀…활력소가 되다

당초 박지성은 경미한 허벅지 부상 때문에 AC 밀란전에서 선발보다 교체 출장이 점쳐졌다. 그러나 필립 코쿠(43) 에인트호벤 감독은 컨디션이 회복된 박지성을 선발 출장시켰다.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 박지성의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AC 밀란전에서 통산 4경기 2골을 넣으며 유독 강했던 만큼 경험적인 약점을 갖고 있는 에인트호벤의 보완재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 기대대로 박지성은 경기 초반부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기여했다. 전반 7분에는 감각적인 힐패스로 첫 도움도 기록할 뻔 했다. 박지성의 헌신적인 팀 플레이에 동료 젊은 선수들도 더 활력을 얻는 분위기였다. 박지성의 별명인 산소탱크가 재가동된 모습이었다. 서형욱 해설위원은 "팀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자신이 돋보여지기보다 팀 플레이 중심으로 경기를 잘 풀어갔다"고 평가했다.

◇박지성의 발에서 시작된 동점골

결국 박지성의 발 끝에서 시작해 동점골이 나왔다. 0-1로 뒤진 후반 15분 중원에서 볼을 잡은 박지성은 공간이 비어있던 오른쪽에 위치해 있던 제프리 브루마(21)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브루마는 드리블을 한 뒤 위력적인 기습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이 AC 밀란 골키퍼 크리스티안 아비아티(36)가 쳐낸 것을 문전 앞에 있던 에인트호벤 공격수 팀 마타브즈(24)가 곧바로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무승부로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희망을 살린데는 박지성의 감각적인 빈 공간 패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지성은 후반 23분 플로리안 요제프준(22)과 교체돼 나갔다.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친 박지성에 에인트호벤 관중들은 '위쑹빠르크' 응원가를 크게 부르며 기립 박수를 쳤다. 경기 후 코쿠 감독은 "박지성이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알고 있고, 경기에 필요한 선수였다. 그의 기술도 뛰어나다"면서 활약상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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