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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가는 박동훈 … 구원투수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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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박동훈(61·사진)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이 다음 달 1일자로 르노삼성자동차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르노삼성이 19일 밝혔다. 박 사장은 2005년부터 8년간 폴크스바겐 사장을 맡아왔다. 그가 폴크스바겐코리아를 이끌었던 기간 동안 이 회사의 연간 판매량은 1635대(2005년)에서 1만8395대(2012년)로 10배 이상 늘었다. 그간 부진했던 르노삼성의 국내 판매가 박 사장의 영입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89년부터 수입차 업계에 몸담아온 그는 국내 수입차 1세대로 불린다. ‘업무지상주의자’ ‘야전사령관’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90년대 초 볼보를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로 만든 그는 2001년부터 3년간 폴크스바겐 수입사에서 일하다가 2005년 폴크스바겐코리아 대표가 됐다. 이후 골프로 대표되는 소형 해치백 차량을 들여왔고, 디젤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3년간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을 역임했다.

 그의 이직을 두고 수입차 업계에선 ‘수입차 1세대가 끝났다’는 분석도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확대를 이끌어온 1세대가 저물고, 확보된 시장을 체계적으로 키워나갈 2세대의 등장이 임박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수입차 업계에 20여 년간 있으면서 폴스크바겐을 이만큼 키웠다.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으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독일 본사에 한국시장을 잘 이해시키는 그의 능력이 폴크스바겐의 국내 시장 성장을 이끌어왔다고 판단한다. 르노삼성이 그를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어느 기업인들 소통의 어려움이 없겠느냐”면서도 “르노삼성이 그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나를 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영입으로 라인업이 빈약했던 르노삼성이 본사 차종을 더 많이 들여올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박 사장은 “지금 아는 건 세일즈와 마케팅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 정도다. 직접 현장을 보고 사람들을 만난 후 계획을 세운 뒤에 얘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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