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3천톤 체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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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작년 9월14일과 24일 두 번에 걸친 호남·영남의 수재 때, 수재민 구호를 위해 보사부가 벌인 자조근로 작업의 노임조양곡이 아직껏 2만3천t이나 밀려 있음이 밝혀지고 벌인 사업마저 부실했음이 드러나 수재민 구호의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부는 뒤늦게 사업장에 대한 실태규명에 나섰다.
9일 보사부 사회당국에 의하면 보사부는 작년 수재가 났을 때 5만t규모의 양곡을 노임으로 풀 것을 계획, 전남·경남·경북·부산시에서 모두 2백74개소의 작업장을 마련하고 수재민을 취업시켰던 것인데 지금까지 실제 양곡 배정량은 3만t밖에 안되어 결국 2만3천여t이 체불되어 수재민을 구호한다던 계획이 수재민에게 일만 시킨 결과를 가져왔으며 특히 2백74개소의 사업장 가운데 쓸모 있게 이룬 작업장은 단 2개소뿐이라는 것이다.
보사부 사회당국은 현재 이 체불 양곡을 올해 구호양곡 분에서 이월 해결하고 있다고 말하고 당초 미국측이 3만5천t을 제공, 5만t의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미국측에서 1만5천t만 제공한 때문에 2만t의 체불 원인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국자는 전남도의 경우는 당초 8천t으로 사업을 계획했으나 양곡이 확보되지 않아 계획을 4천3백t으로 줄여 이를 전남도에 시달했는데도 전남도에서는 건설국장의 이름으로 당초 계획보다 많은 8천3백t의 사업안을 그대로 추진하여 결국 4천여t의 외상 일을 시킨데서 양곡의 체불이 생겼다고 설명하고 보사국장이 아닌 건설국장이 시킨 일에 대한 양곡은 보사부에서 줄 수 없다고 밝혀 수재민들만 해를 입게 됐다.
한편 국회 보사분과 의원들은 8일 하오 이 문제에 대해 김태동 보사부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전남도에 대한 사업장 정산검사를 실시, 이 문제를 규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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