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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는 추모 발길 … 20일 나치수용소 참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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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다카우 수용소 조형물. ‘(나치의 유대인 학살 같은 만행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글이 히브리어·이디시어(중·동부 유럽 유대인의 언어)·영어·독일어·러시아어로 새겨져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독일 총리로는 처음으로 독일 남부 다카우 수용소를 방문해 제2차 세계대전 때 숨진 유대인 희생자 등을 추모할 예정이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가 오는 20일 뮌헨 인근의 다카우 수용소 기념관을 찾아 헌화하고 연설할 예정”이라며 “독일 정부 수장이 이 수용소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메르켈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이자 다카우 수용소 수감자위원회 회장인 막스 만하이머(93)와 루트비히 스팬레 바이에른주(州) 교육부 장관과 함께 수용소를 찾을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만하이머는 성명에서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방문은 과거 수감자들에 대한 경의의 표시”라며 “현재 독일 사회 내에서 반(反)유대주의와 유대인에 대한 적대감이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이번 방문은 정치적·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바이에른주 주도인 뮌헨에서 북서쪽으로 16㎞ 떨어진 다카우 수용소는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지 수주 만에 정치범을 수용하기 위해 지은 나치의 첫 수용소다. 이후 유대인과 동성애자, 전쟁포로 등 20만 명 이상을 가뒀다. 미군이 1945년 4월 29일 수용소를 장악하기 전까지 살해되거나 굶주림 또는 병으로 숨진 사람은 4만1000명을 넘는다. 앞서 메르켈은 올 6월 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독일 중부 바이마르주의 부켄발트 수용소를 찾아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렸다.

 메르켈 총리가 다카우 수용소를 방문한 2주 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독일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나치가 대학살을 벌였던 프랑스 북부 오라두쉬르글란 마을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다. 이곳은 2차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4년 6월 10일 독일군이 200여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640여 명의 마을 주민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른 곳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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