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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기의 횃불…60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오는 26일은 안중근의사 순국60주기 일이다. 1909년 10월26일「하르빈」역두에서『이등』을 죽이고 단신으로 민족의 꺼져가는 의기에 횃불을 밝혀『육대주 영웅호걸 수젓가락을 떨어뜨리게』(망명지사 김택영씨의 당시표현)했던 안의사는 1910년 3월26일 상오10시 여순감옥에서 향년 32세를 일기로 순국했다.
안의사 60주기를 앞두고 흥사단에서는 20일 하오 대성「빌딩」에서 추모강연을 가졌다. 다음은「민족의 의기」란 제목으로 이은상씨가 발표한 강연요지다.
우리는 조상으로부터 유·무형의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안의사가 특히 우리에게준 정신적 유산은 그럼 무엇일까?
이은상씨는『이것이 바로 의기』라고 풀이했다.
그의 의기는 세가지 측면을 가졌다.
첫째 측면은「입아」즉「나」를 세우는 것이다. 「나」는 조국이요. 나의 조국을 조국의 자주성, 조국의 뜻에 맞게 세우는 것이다.
두번째는「정의」다. 이해득실의 가치관이 일부에서 숨쉬는 지금 안의사의 정·부정, 의·부의의 정신적 가치관은 더욱 값비싼 유산이리라. 그는『견리사의, 견위수명』이라 했다.
의는 곧「사람으로서의 길」그의 의기의 셋째번 측면은「인도」곧 평화다.
「하르빈」역두에서의「브라우닝」탄환은 조국평화와 세계평화에의 간절한 집념의 발화였다. 두만강을 무대로 독립투쟁을 할 때도 사로잡은 일본포로를 그는 타일러 보냈다. 평화의 대 목적을 위하여는 사사로운 민족감정을 초월하는 달관의 인이었다.
안의사에서 집약되었던 이민족의 의기는 이은상씨에 의하면 역사를 움직이는「개솔린」이다. 오늘날의 겉만 번지레한 물질문명에 올바른 정신, 곧 의기가 들어있지 않다면 그 수명이 얼마나 길까?
한편 안의사에 관한 기념사업, 그의 유족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기념사업>
그의 유훈을 길이 받들기 위해 안중근의사 숭모회에서는 서울 남산의 동상옆에 안의사기념관을 짓고 있으며 흥사단에서는 20일 강연회를 가져 그의 60주기를 추모했다.
오는 5월께 완공될 이 기념관은 총공비 6천3백여만원, 건평 1백21평의 건물로 완성되면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각종 유품을 이곳에 모아 길이 보존하게 된다. 이 밖에도 안의사의 사당은 현재 전남장흥에 있고 숭모비는 광주에 있으며 남산에 동상이 있다.

<유 족>
한편 안의사에게는 두 아들과 딸 한분이 있었다.
6·25직후 부산에서 죽은 아들 준생씨에게서 난 손자 웅호씨(39)는 노모 정옥녀여사(64)와 두누이 연호(42), 선호(28)와 미국에서 병원을 개업하고 있다.
고국에 남았던 한분 따님 안현생여사도 8년전에 작고하고 지금 서울 북아현동 산1의597에 외손녀 황은주여사가 있고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는 오촌질 안춘생씨(전 대한중공업 사장)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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