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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종합「캠퍼스」 확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문교부는 16일 서울대학교 종합「캠퍼스」를 한강남쪽 관악산 북쪽에 건립키로 최종 확정하였다. 박 대통령은 서울대학교 총장에게 친서를 보내어『나는 새 터전을 찾아 이미 뜻 깊은 머릿돌이 앉을 현지를 야음에도 돌아보고 해를 넘기며 숙고한 끝에 결정한 것이다』고 하고『교육은 모든 것의 시원이 되며 이는「대학」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하겠다. 대학은 또한 정의나 진리와 학문을 지녀야하고 영재가 배양되어야 하며 대를 이어「위대한 상속자」가 배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서울대학교 종합 10개년 계획은 박 대통령이「말레이지아」대학교를 시찰한 뒤 한국에서도 그와 같은 대규모의 대학을 건립하겠다는 의욕 하에서 구상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그 청사진은 이미 마련되었던 것이나 부지 확보난 때문에 추진을 연기해오던 터에 이번에 대통령의 영단에 의하여 부지가 확정되어 『보람있는 창업-타일 조국의 진운을 가름하며 인류문화의 발전에 공헌할 세계의 대학으로 지향하여 서울대학교는 오늘 새 터전에서 새로이 출발하게된 것』을 환영해마지 않는바 이다.
그 동안 서울대학교는 일제가 남겨놓은 좁은「캠퍼스」에서 수많은 영재들을 모아놓고는 충분한 교육을 하지 못하여 학생들은 욕구불만에 가득 차 있었고, 교수들도 자포자기에 빠져 있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의 최고 학부로 자처하면서도 연 1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운영되어와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대학이라고 말하여져 왔던 것이다. 서울대학교의 발전이 사립대학교의 발전 속도에도 따르지 못하여 서울대학교의 지위 향상만이 서울대학교를 세계의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말레이지아」대학과 같이 대통령 직속이나 국무총리 직속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던 것이다.
이제 서울대학교는「메인·캠퍼스」백만평과 학교림 5백여만평으로 총 6백여만평의 대지를 확보한 셈이다. 이로써 부지 면적에 있어서는 세계의 대학에 어깨를 겨루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건물과 부지만이 아니라 도서시설, 연구시설, 학생복지 시설에 있어서도 세계의 대학이 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부는 종합계획 최고자문기관으로 국무총리 직속의 「종합계획 추진위원회」와 「실무자회」를 구성키로 했다고 하며 서울대학교 안에도 기구를 개편하여 부총장을 두고 계획위원회를 둘 것이라 하거니와 중지를 모아 서울대학교가 세계의 대학으로 웅비하게 해 주기를 바란다.
서울대학교의 종합화를 위하여서는 이미 특별법과 특별회계가 마련되어 있기에 그 추진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학교의 기존건물의 매각대금으로 10년 안에 연차적으로 건물을 짓고 시설을 옮겨 10년 후에는 명실공히 세계의 대학으로 될 것이 기대된다. 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서울대학교의 종합계획이 단순한 건물의 종합화가 아니고 학문연구와 학생교육 학생사회복지에 있어서도 세계의 대학으로 손색없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요, 학생들의 학습태도와 생활분위기도 도의에 좇아 세계 대학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의 종합화의 첫 단계로는 우선 도서의 구비와 연구기구의 도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10년 후를 기다릴 것이 아니며, 오늘부터라도 당장에 착수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학생들의 기숙사 시설과 교통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요, 시내와 떨어져 있어 학생들의 부업이 불가능할 것이니 장학금을 대폭 늘려 부업하지 않고도 공부 할 수 있게 하여야할 것이다.
셋째로는 교수들의 연구를 위한 시설과 주택문제가 해결되어 교수들이 생활의 지장 없이 연구와 교수하는 데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학교의 종합화 계획은 10년 대계일 뿐만 아니라 백년 대계여야 할 것이다.「스페인」대학교가 전차를 타지 않으면 타 대학에 갈 수 없을 만큼 넓은 부지에 건물만 지어 놓고 계속 투자를 하지 않아 연구시설과 도서가 부족하여 세계의 대학이 되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것을 거울 삼아 서울대학교는 명실 공히 세계의 대학이 되도록 시설 면과 연구면 학생복지면에서도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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