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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비리, 도화엔지니어링 회장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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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대 강 사업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대우건설 고위 임원이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한 사실을 8일 밝혀냈다. 또 4대 강 공사비 등 회사 돈을 빼돌려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도화엔지니어링 김영윤(69·사진) 회장이 이날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이날 10억원대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대우건설 인프라부문장 겸 토목사업본부장(전무급) 옥모(5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옥씨는 4대 강 사업이 진행되던 2009~2012년 대우건설의 4대 강 사업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한 토목사업담당 상무와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일했다.

검찰은 대우건설의 입찰담합 참여 과정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옥씨가 하청업체 선정 과정에서 중소업체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달 초 옥씨를 불러 횡령 경위와 사용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옥씨는 지난해 대구지검의 대우건설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257억원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나 구속기소된 이 회사 전 토목사업본부장 구모(58)씨의 직속 부하 임원이다. 당시 대우건설 사장이던 서종욱씨도 최근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4대 강 입찰담합, 참여 업체들의 비자금 조성 부분에 집중됐던 검찰 수사가 대형 건설사들의 비리에 모아지고 있다. 앞서 법원은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현장소장 한모(49)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국토교통부가 매년 7월 말 발표하는 종합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1만218개 업체 중 2012년과 올해 2년 연속 나란히 1, 3위를 차지했다. 최근 대형 건설사 임직원들을 연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사팀은 이날 도화엔지니어링과 함께 4대 강 1차 공사 설계·감리에 참여한 코스닥 상장업체 ㈜유신 본사를 이날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역삼동 유신 본사에서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또 이 회사 조모 사장도 불러 비자금 조성 여부를 캐물었다. 유신은 현대건설이 시공한 한강 강천보 등 2개 구간 설계에 참여한 업체다.

 한편 김영윤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설계사·감리사 등 직원들이 현장에서 규정 이상으로 지출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업무추진비를 조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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