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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26인 제2의 「삼일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삼·일 운동의 민족적 봉화를 드높인지 반세기. 새 역사의 70년에 맞은 삼·일절을 기해, 오는 한국의 대표적 지성 26인이 새로운 『삼·일 선언문』을 발표했다. 옛 33인이 비밀결사 했듯이 오늘의 26지성은 소리 없이 일을 꾸민 후에 장장의 연서 선언문을 공개 낭독한 것이다.
그것은 순수한 민간단체로서 지난 3월 1일 발족한 「삼·일 국민회의」. 온 국민에 새로운 자각을 촉구함으로써 정신무장의 횃불을 드높이 들고 있다.
학계·종교계·교육계·예술계의 지도적 원로가 모두 참여한 이 기구는 삼·일 정신을 주체 이념으로 하여 민족의 단결과 사회정의의 실현을 다짐하면서『겨레의 좌표 설정과 국민의 정신적 구심력을 구성한다』는 강령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1일 신문회관 강당에서 『민족중흥 국민회의 선언대회』의 이름으로 발족한 삼·일 국민회의는 초대의장에 이종찬씨를, 상임 대표위원에는 박종홍·최덕신·고황경씨를 뽑았다. 또 이들과 함께 발기로부터 준비과정에 참여했던 권중휘 김게숙 김기석 김상기 김연수 김두헌 노기남 박중화 유광열 유봉영 유석현 유치진 윤일선 이대위 이인기 이은상 이천환 이청담 이희승 최규남 최현배 황신덕씨 등 모두 26명이 대표위원으로 결정됐다.
이들은 창립선언대회에서 채택한 선언문에서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빛나는 문화를 창조하고 민족을 수호하여 정의로운 전통을 물려주신 조상에 대하여 이를 존중하고, 이 자랑된 민족을 더욱 발전시켜 후계에게 계승할 영광된 통일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국민 총의를 거두어 삼·일 국민운동을 전개하여 사회의 좌표를 세우는 일에 선봉이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사회 풍조가 안일과 사치에 도취돼 있고 사리와 불의, 그리고 불신으로 병들었다. 여기서 혈로를 뚫고자 뜻을 모은 한국의 대표적인 지식인들은 세로 30cm, 가로 40cm의 태극기 폭에 서명, 전례 없는 방법으로 한결 같은 굳은 뜻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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