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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 받는「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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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국립중앙도서관이 올해에 간행할『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고서 선본 해제목록』작성을 위해 김두종 이홍직 이가원 손보기씨 등 고서위원들은 네 차례에 걸쳐 귀중본 지정고서 6백 22부 3천 9백 81책을 대상으로 하나하나 감정, 재 평가작업을 끝냈다. 선인들이 남긴 고전적·서화들은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갖는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선인들의 수사본이라든가 수택본,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귀중 판본들의 가치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고서위원회가 이번에 감정·평가한 귀중 고서를 보면, 판본으로서 수사 유일본으로서 또는 그 내용 면에서 앞으로 연구해야할 것들이 허다하다.
판본으로 가치 있는 고본들은 일반적으로 임진란 이전 판들인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책들 가운데는『이상국집』『동인지문』『파한집』『불조삼경』,그리고『석보상절』4권, 태종 때 나온 원판 『시전』 19책 등 고려말·이조초의 판본들도 보인다.
귀중 판본 가운데는 홍무 26년(1393년)간 『인성 대장경 발』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이전에 인행된 대장경본의 발문들을 모은 책이며, 송판 을해자 『공자가어』도 세계적으로 몇 권 남지 않은 귀중 판본이다.
이밖에 중종28연간 을해자 『포은선생집』과 이조초간의『동문수』『번천문집』『후산시주』『동국사략』『동국통감』『고려사절요』『성리대전절요』『협주명현십초시』와『삼봉집』『양촌선생입학도설』『양촌집』『천지명양수륙잡문』등의 판본들도 보인다.
수필본으로서는 월사 등의『사세문고』,홍량호의『도애시집』21책, 문암의『시차록』『동파시론』과 순암 안정복의『순암집』14책,『사감』『사론』『열조통기』『동사강목』『이이고』등이 보이는데, 순암의 수사본은 그가 종이가 없어 고서의 뒷장에 글을 썼던 만큼 뒷면에 있는 고언의, 판본 가운데도 귀중한 것들이 있다.
그밖에 김만중의『서포일기』, 유득공의 『냉재집』,박제순의 『박씨유서』 김육 등의『은태창주시』,김춘택의 『북헌유고』 등이 있다. 한편 여행기류로는『기헌북정록』『동유첩』과 박세채등의『연차신행첩』『연행일기초』, 김계온의『연행잡록』16책 등이 있는데 이들은 당시의 문물·풍속 등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특기되어야 할 자료 가운데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랜 인보인 자하신위편『고금인장급 화각인보』 10책이 있는데 여기에는 성삼문 박팽년 등의 것도 수록돼 있다.
지도류로는 일본 덕천가수장의『박고도』, 김정호편·최한기발의『청구도』상하, 그리고 『동국지도』,『여지도』,『팔도지도』,『해동여지도』와『조선지도』가보이며, 천문기구를 그린 이조말의『의상도』와 1663년 현종 때 만든 허목의『목장지도』는 과학·산업분야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 자료이다.
서화류에서는 임난 때의 명장 양호·만세덕이 쓴『송월청완』, 영조가 쓴 『영조어필첩』 ,한석봉자필 『오류선생전』,『박영효서폭』과『추사김정희진필서첩』,『흥선대원군난족자』,『송시열행서』등이 있으며, 1624년에 만든 일인이 그린『인조조 수신사 행렬도』가 있다.
그밖에 박재문 수택의『동패』 14책과『효간공연익장』은 풍속 연구를 위해 중요하며, 임난때 일본이 우리 나라에서 가져간 활자를 따서 일본이 처음으로 만든 경장판 『일본서기』 15책, 우리 나라에서 발간된 송판불경본의 예를 모은『송판경편첩』등도 중요하다.
또 이조 때 일종의「말 놀이」자료인『승경도』라든가 허균의『성소이완막』 8책, 그리고 정종수택의『주자대전』, 철철을 한 사고본인『어보십이공신회맹문』, 이익의 자필『야담』 등의 가치도 두드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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