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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에어컨은 곰팡이 왕국 … 식초 푼 물로 닦으면 깔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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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실리콘 이음새에 생긴 곰팡이는 락스나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 닦아낸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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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를 어떻게 제거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애초에 발생을 막는 게 곰팡이의 올바른 관리다.” 고려대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 서성철 교수의 지적이다. 적절한 습도 조절이 관건이라는 것. 하지만 요즘 같은 장마철엔 실내 습기를 완벽하게 제거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미 집안 곳곳에 자란 곰팡이를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국립환경과학원과 고려대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는 ‘생활 속 곰팡이 관리 매뉴얼’을 제작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보건을 전공해 공기 중 곰팡이와 건강의 관계를 연구해 온‘곰팡이 전문가’서성철 교수가 매뉴얼 제작에 참여했다. 서 교수의 조언을 통해 효과적인 곰팡이 제거와 예방법을 정리했다.

욕실 평소엔 문 열어 습기 최소화

항상 물기가 묻어 있는 욕실은 곰팡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평소 화장실 문을 열고 습기를 최소화한다. 김이나 약 봉지에 들어 있는 건조제(실리카겔)을 한 곳에 모아 욕실에 매달아 놓으면 습기를 없애 곰팡이 발생을 줄인다. 이미 곰팡이가 낀 욕실 바닥은 헝겊에 소다 푼 물을 적셔 닦는다. 소다와 식초를 함께 사용하면 오래된 곰팡이 얼룩을 제거할 수 있다.

주방 락스 묻힌 화장지 덮어주면 깨끗

싱크대 주변의 실리콘 이음새, 타일 틈새는 곰팡이의 주요 서식지다. 욕실 청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곰팡이가 심한 곳은 락스나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고 휴지로 덮어 하루 정도 놔눴다가 닦아낸다. 청소용 솔로 문지르면 쉽게 지워진다.

음식물 곰팡이 핀 음식은 과감히 버려라

일부에만 곰팡이가 생겼더라도 그 음식물은 전부 버려야 한다. 아깝다는 이유로 곰팡이가 생긴 부분만 떼어내고 먹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당장은 깨끗하더라도 분명 곰팡이가 자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질환자, 노약자는 먹어선 안 된다.

세탁기 뜨거운 물 받아 빙초산 뿌리면 효과

항상 물을 사용하는 세탁기도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1년에 3~4회 주기적으로 곰팡이를 제거해야 한다. 세탁기에 뜨거운 물을 가득 받아 전용 세제나 빙초산 300mL를 반나절 정도 넣어 둔다. 이후 일반 세탁코스로 돌리면 된다. 드럼세탁기는 전용 세정제를 넣고 삶기 코스로 돌리면 곰팡이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옷장 가죽 옷 곰팡이는 락스·소다로 제거

옷장에 습기가 차면 곰팡이와 좀벌레가 생긴다. 통풍이 잘 되도록 공간이 여유롭게 옷을 수납한다. 비닐로 옷을 덮어놓으면 습기가 찰 수 있으므로 피한다. 습기 제거제와 참숯을 함께 넣어두면 좋다. 면 옷에 생긴 곰팡이는 빨면 없어지지만 가죽 옷은 제거하기 힘들다. 락스와 소다를 물에 희석해 곰팡이 부분을 담갔다 세탁한다. 모와 실크 등 고급 섬유나 색상 의류는 세탁소에 맡기는 것이 좋다.

벽지 가구 배치할 때 여유 공간은 필수

벽지에 생긴 곰팡이는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 새로 도배하는 것이 가장 완벽하다. 적은 부위라면 마른 걸레에 식초를 묻혀 닦아낸다. 잘 없어지지 않으면 칫솔이나 브러쉬로 긁어서 제거한다. 평소 가구를 배치할 때 벽에서 조금 떨어뜨려 공간을 둔다. 가구를 바짝 붙이면 벽면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잘 생긴다.

에어컨 끄기 전 송풍 모드로 내부 말려줘야

에어컨에도 곰팡이가 산다. 정기적인 청소가 답이다. 에어컨 필터는 칫솔로 먼지를 털어낸 다음 전용 클리너를 이용해 세척한다. 물 1L에 식초 한 스푼을 넣어서 닦아도 효과적이다. 식초의 산 성분이 곰팡이를 죽인다.

평소에는 에어컨을 끄기 전에 송풍 모드를 이용해 내부를 말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냉각기에 에어컨 살균제를 뿌리면 곰팡이 번식을 막을 수 있다. 단, 이를 제대로 건조시키지 않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면 위험하다. 곰팡이 자체로도 유해하지만 죽은 곰팡이 사체가 바람을 통해 호흡기로 들어가는 것은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청소 후 건조시켜 사용한다.

밀폐된 공간선 세정제 사용 조심해야

마스크와 장갑부터 준비한다. 곰팡이를 닦아낼 때 눈에 보이지 않는 포자가 공기 중에 퍼져 인체로 유입된다. 곰팡이를 제거하는 장소의 문은 반드시 열어둔다. 밀폐된 공간에서 곰팡이 세정제를 사용하면 염소기체가 발생해 현기증·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글=오경아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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