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미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려운 글로 표현하자면 기유년이 가고 경술년이 온다. 우리는 지난해를 감사하며 기망의 새해를 서로들 축복한다.
여기 1969년과 1970년간에는 명확한 구획이 있다. 우리는 너 나 할것 없이 정월초하루부터 나이가 한살 가산된다. 이것은 누구나 어길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다.
이렇게 분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자의 말을 빌자면 『시간이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은 다만 무한히 적은 현재가 있을 뿐이며 이 무한히 적은 현재속에서 우리는 상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과거는 우리에게 다시는 없을것이며 미래는 아직 오지않고 있다. 1969년 12월31일 밤12시와 1970년 1월1일 자정0시 사이의 극적인 시점도 현재에는 이미 지난 존재하지않는 과거와 아직 내도하지 앓은 미래와의 접촉하는 무한한 흐름의 일점에 불과하며 우리는 이 시간을 초월한 일점에서 살고있는 것이다.
제야의 인경의 종소리는 우리에게 새해를 고한다. 그러나 시간의 개념이란 가장 큰 환상이다. 다만 우리는 인위적으로 시간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생활이나 형상을 분별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인경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다가올 미래를 예상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난 회상보다도 앞날의 예상에 희망을 건다.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다. 다만 현재에 있어서 만이 우리는 자유이다. 지난 과거는 물론 앞으로 오는 미래도 우리의 것이라고 말할수없다. 그러기에 인생에 있어 어느 시기가 가장 중요하며 어떠한 사람이 그리고 어떠한 일이 가장 귀중하냐는 물음에 대하여 철학자 「라스킨」은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재에 있어서 만이 자유를 지배할수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현재 이인간에 있어 우리와 관계를 가진 사람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지게 될는지 알수없기 때문이다. 가장 귀중한 일은 우리가 현재 관계를 가진 사람들과 서로 사랑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모든사람들과 사랑하기 위하여 이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하였다.
흔히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을 미래에 미루기 쉽다. 미래란 우리가 지배할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이웃에 대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진실에 대한 탐구를 위하여 현재에 충실하여야 한다. 이러한 일의 완성은 현재에 있어서 만이 성취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활하고있는 모든 인간에 있어, 언제 끝날는지 모르는 우리생활에 있어 현재에 충실하여야 한다. 현재 이 인간에 경건한 마음으로 머리를 숙이자. 여기 하나님의 축복이 있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