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공통상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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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일 미국무성은 중공과의 관계개선책의 일환으로 거의 20년동안 통제해오던 대중공통상금지조치를 완화하고 비전략물자의 대중공무역을 허용하며, 중공상품수입한도액의 철폐와중공과의 무역금지조치의 철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공정책이 차차 유연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주목할만한조치로서 특히 우리의 입장에서는 비상한 관심사가 아닐수없다.
「닉슨」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국이 종래 견지하던 대중공봉쇄정책이어떻게될것인가는 미국의 세계정책가운데서 각별히 주목을 끌었던 것이다. 그러나 「닉슨」 행정부는 종래의 단절상태를 계속하기보다는 양측의 관계를 완화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는 것같다.
「닉슨」 항정부는 이번의 대중공통상재개에 앞서, 지난 11일「바르샤바」에서 68년1월의 제1백사회대사급회담이래 약2년만에 美 중공대사급회담을 가졌다. 또한 그에 앞서서는 지난7월21일 미국무성이「닉슨」대통령의「아시아」여항과 때를 같이하여, 중공에대한 미국인의 여행과 중공제품구입의 제한을 완화할것을 발표했다.
미국의대중공유연정책이 장차 어디까지 확대할것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길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대중공정책전환이 두가지점에서 경계할 요소를가지고있을을 지적하지않을 수없다.
첫째로 중공은 현단계에있어서,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고립 또는 호전적인 태도를 버릴 가능성이없다. 그에따라 미국의 대중공정책은 ㅡ방적인 호소나 유화자세만으로그치고, 미국이 기대하는바와같은 반응은 거의 나타날 가능성이없다.
작년11월 중공이 「바르샤바」 회담의 재개를 요구했을 때 (원래 금년 2월에 개최될 예정에 있었으나중공의 요구로 연기됐었다), ①대만과 대만해협에서 미군사력을 철수하고 ②중공의 평화5원칙에 동의하지않는 한, 미국과의 공존을 토의하지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4일 중공의 제9전대회에서는 소련을 포함해서 미국과 대결해서 끝까지 싸울 것을 『당규약화』했다. 중공이 지난3년간의 「프롤레타리아」문화대혁명과 병행해서 추진한, 이른바 「무투외교」 가 약간 누그러져 가고있다 하더라도 중공의 내부사정 또는 중공의 대외정책으로보아,중공의 대미정책이 완화될징조는 조금도 발견할수없는것이다.
둘째로 미국이 대중공통상을 재개한다는 것은 중공의 국제적지위를 높여줌은 물론, 실질적으로 중공의 힘을 길러주는 것밖에는 안된다. 그 이유로서는 비전략물자에 국한한다고 하지만, 오늘날의 군수물자에 있어서 그구분은 명백하지 않기매문이다. 미국이 중공과 통상을 재개함으로써 중공의 경제발전을 돕는 것이 된다면 그것은 중공의 군사력을 조장하는 결과가 된다.
중공은 1950년 6·25때 한국을 침략함으로써 「유엔」에서 침략자로 낙인찍혔을뿐만아니라 그를 위한실력항사로서 중공에 대한 금수조치를 단행했었다. 그이래 중공은 침략을일삼았음망정, 평화를 위해 그 어떤성의도 보이지않았다. 해마다의「유엔」 총회에서 중공가입이 부결된 근본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공에대해 유화정책을 쓸 때, 그것은 지난날 미국과 동조해서 중공에 대해 견제정책을 써오던 나라들마저 부득불 중공에대한 접근정책을 쓰지 않을수 없게 할것이며, 이럴경우 중공의 국제적위치를 높이는결과가 될것이다. 「아시아」에 있어서 중공의 침략적이며 호전적인태도에 변함이 없으며 그변동이 없는한, 미국의 대중공정책은 신중해야할 것이다. 미국은 그의 지나친 대중공유연정책이 한국을 포함한「아시아」자유국가의 적대세력을 유리하게 할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않될 것이며, 그에 따른 「아시아」자유국가의 동요가있을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끝으로 우리정부는 미국의 대외정책의 전환에 따르는 정세변동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강구하지않으면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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