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 등장한 욱일승천기…보안요원 제지하자 일장기 휘둘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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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 욱일승천기가 등장했다. 전범기가 잠실벌에 3분 동안 펄럭였다.

한국과 일본의 2013 동아시안컵 마지막 경기에서 한 일본 팬이 대형 욱일 승천기를 흔들었다. 욱일승천기는 홍명보 감독의 축구대표팀 부임 후 첫 한·일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여서 많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일본 극성 팬은 애국가가 끝난 뒤 욱일승천기를 꺼내 들었다. 동측 관중석 2층에서 대형 욱일승천기를 꺼내 흔들었다. 보안요원이 제재하기 전까지 3분 동안 전범기가 잠실벌에 휘날렸다. 이 팬은 대형 욱일승천기를 뺏긴 뒤 일장기를 대신 흔들었다.

한일 간의 축구 경기가 열릴 때마다 욱일승천기는 종종 등장했다. 최근엔 지난해 8월 열린 2012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한국과 일본의 8강전에서 욱일승천기가 나부껴 문제가 됐다. 당시 일본축구협회는 욱일승천기의 반입 금지가 욱일승천기의 의미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밝혔고, FIFA는 일본의 결정에 개의치 않았다.

박종우가 런던올림픽에서 '독도는 우리땅' 피켓을 든 이후 정치적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동메달을 수여 받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친선경기에서 등장한 욱일승천기는 더욱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욱일승천기 반입을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이 팬은 검문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붉은악마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대형 걸개와 안중근 의사, 이순신 장군이 그려진 통천으로 대응했다.

온라인 중앙일보·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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