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년] 잊혀진 전쟁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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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는 오랫동안 ‘잊혀진 전쟁’이었다. 유엔의 집단안보 이념이 처음 실현된 전쟁이자 공산화 시도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한 최초의 전쟁이지만 세계인의 마음 속에 6·25는 없었다.

한국에 파병했던 16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승전한 참전 노병들은 영광 없는 상처를 한(恨)처럼 품고 살아야 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병력을 보낸 영국에 그 흔한 기념비 하나 존재하지 않을 정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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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게 달라졌다. 6·25는 점점 ‘승리한 전쟁’이 됐고 ‘자랑스러운 전쟁’이 됐다. 노병들의 상처는 훈장이 됐다. 그 같은 의미 변화의 원동력은 우리였다. 전화(戰禍)의 잿더미에서 솟아오른 세계 15위 경제대국의 기적이 그것이었다. 세계는 지킬 가치가 있던 국가를 지킨 데 감격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6·25를 자랑스러운 전쟁으로 일으켜 세우는 데 빠졌던 마지막 벽돌이 채워진다. 영국 수도 런던 한복판에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가 세워지는 것이다. 내년 7월 27일 정전기념일이 완공 목표다. 이로써 6·25 참전국 모든 수도에 기념물이 존재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5대륙의 참전국 기념비를 둘러봤다. 그 앞에 선 참전 노병들은 입을 모았다. “우리가 목숨 바친 한국을 발전시켜줘서 고맙다”고.

◆특별취재팀 : 뉴욕·오타와=정경민 특파원, 워싱턴· 내슈빌=박승희 특파원, 런던·버튼온트렌트=이상언 특파원, 파리=이훈범 기자, 아디스아바바·메켈레·앙카라=정재홍 기자, 마닐라·방콕·촌부리=강혜란 기자, 보고타·카르타헤나·키브도=전영선 기자, 캔버라·골드코스트=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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