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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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고된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돌아오면 쓸쓸하고 외진셋방의 한쪽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은 오직 석간신문뿐이다. 밥을 짓기보다 우선 새소식이 궁금하여 신문부터 뒤적여 보는것이 나의 버릇이다.
그러나 내가바라는 새소식보다는 언제든지 우울한 기사뿐일때가 많다. 개헌문제로 성토니, 농성이니, 어딘지 불안한 어휘들로 꽉차있는가하면 변칙통과니, 일부학교는 휴학까지 돌입하고 곳곳에서는 무서운 병마에 귀중한 생명들을 빼앗기고 거기에 살인폭우·기습해일로 순식간에 인명과 재산의 손상등의 소식이 「톱」이다. 나는 더이상 읽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막 신문을 덮으려는데 나의 눈은 지방판 조그만 1단기사에 쏠렸다.
○…어느 전선의 휴가사병이 모처럼의 휴가를 이용하여 자기가 준비한 이발도구로 가난하고 불우한어린이들을 찾아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목욕까지 시켰다는 기사다.
○…비록 지방판 한귀퉁이에 몇줄안되는 1단기사로 질러있었기만 나는 어떤위기에서 지푸라기를 잡듯 두번세번 되풀어 읽었다.

<박덕래·인천시 도화동 633 김종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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