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살리는 것은 팬들의 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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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루디 요크는 홈팬들의 야유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기만하면 쏟아지는 야유로 제대로 배트를 휘드를 수 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성적하락은 당연했고 전반기를 13홈런에 40타점으로 마감했다. 매시즌 30홈런이상에 100타점을 넘겼던 선수의 성적치고는 초라했다.

그만큼 관중의 큰 함성은 선수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올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한 스캇 롤렌은 요크와는 달리 관중의 힘을 얻었다.

지난 7월 30일(한국시간) 유니폼을 갈아입은 롤렌은 '제 2의 마이크 슈미트'로 평가받는 슈퍼스타다. 1997년 데뷔해 신인상을 거머쥐는 등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성장한 롤렌에게 팀 이적은 처음 있는일. 그만큼 많은 긴장을 했고,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컷다.

내년시즌 FA로 풀리는 롤렌은 올시즌 내내 부진했다. 하지만 이적후에는 그 정도가 심각했다. 2번째 경기까지 8타수 4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여 화려하게 데뷔전을 치뤘지만, 이후 5경기동안 무안타 행진을 계속했다. 19타수 무안타. 많은 기대를 한 관중들의 눈에는 성에차지 않는 성적이였다.

그러나 '야구의 도시' 세인트루이스의 팬들은 달랐다. 롤렌이 타석에 들어서면 열렬한 응원을 보냈고 헛스윙에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결국 롤렌은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힘으로, 8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20타수 무안타를 벗어났다. 이후 롤렌은 12일 뉴욕 메츠전 3타수 3안타 3타점, 1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는 동점 3점홈런을 기록하는 등 관중의 응원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관중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선수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큰 힘을 갖고 있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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