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재능이 풍요로운 농촌 만듭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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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지난달 3일 곰두리 봉사단원들이 보릿고개마을 어르신들 집에 도배를 했다.
② 지난 7일 경기도한의사회가 화성시 한각리와 원안리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했다.
③ 강화나눔연합봉사단이 지난달 19일 강화군 삼산면에서 이미용 봉사활동을 했다.

강원도 홍천군 동면의 한 분교. 이곳에서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이 사는 곳엔 학원은 물론 공부방도 없다. 피아노가 배우고 싶으면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마을 밖으로 나가야 한다. 도시 아이들에게는 간단한 일이 여기서는 몇 배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도움을 받는 것도 쉽지는 않다.

 도시와 농촌 사이의 거리가 여전히 멀다. 도시와 농촌의 소득 및 생활수준에 불균형이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 농가경제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 소득은 3103만1000원.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의 57.5%에 불과하다. ‘귀농 열풍’과 ‘힐링 바람’이 불면서 농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 간격이 좁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직장인 김미정(43·서울 마포구)씨는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통해 농촌에 사는 아이들의 열악한 교육 현실을 접할 때마다 내 아이 같아서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도 “무작정 찾아갈 수도 없고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와 같이 ‘농촌 나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이 많지만, 방법을 몰라 참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4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전국 만 20~59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6.8%가 ‘농촌재능기부 활동이 필요하다’(매우 필요 23.5%·대체로 필요 63.3%)고 응답했다. 응답자는 성별·연령·지역에 관계없이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인식했다.

 ‘농촌재능기부’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도 과반수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64.2%가 소속 직장·학교·단체가 ‘농촌재능기부’를 할 경우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도 63.4%를 차지했다. 반면 ‘농촌재능나눔 캠페인’에 대해 실제로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18.6%에 불과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이하 농식품부)와 중앙일보가 두 팔을 걷어붙였다. 농촌재능나눔 캠페인은 ‘함께하는 우리 농촌’의 하나로 지난 2011년 시작됐다. 농식품부와 중앙일보는 도시와 농촌을 연결해 농촌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여러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2013년 6월말 현재 사회봉사단체와 기업체 등을 포함한 3만6000명이 재능기부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1192개 마을에서 다양한 재능기부활동을 펼쳐왔다.

 수혜 마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한국농어촌공사와 서울마케팅리서치가 재능매치지원시스템 ‘스마일재능뱅크’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수혜 마을의 72.1%가 ‘재능기부활동을 다른 마을에 소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마을은 여전히 많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만6590개 마을이 있다. 농촌재능나눔 캠페인이 시작된 후 수혜 받은 마을은 1192개. 전체의 약 3.3%에 불과하다. 97%의 마을이 도시의 재능을 필요로 한다.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담당 이정석 사무관은 “농촌 마을의 사람이 줄어들고 공공서비스를 받는 데에 한계가 있다”면서 “농촌 사람들은 마을의 근본적인 발전을 위해 도시민의 전문적인 재능을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또 “농촌재능나눔 캠페인으로 아직 재능 기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수많은 마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 농촌재능나눔 캠페인 = 기업·단체·개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재능을 농촌공동체와 나눔으로써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는 토대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범국민 실천운동. 농림축산식품부와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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