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엔 여성갱년기 치료 성분 … 남성 성기능도 향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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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이 여성 갱년기 증상이나 위염, 성기능 장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3일부터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20차 세계 노년학·노인의학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서석교 교수는 72명의 폐경기 여성에게 한 군은 홍삼을 섭취케 하고, 다른 한 군은 가짜 약을 준 뒤 3개월간 폐경 증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홍삼 섭취군에서는 갱년기 증상(식은땀·얼굴 붉어짐 등)이 30% 정도 감소했다. 가짜 약을 섭취한 군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또 혈중 지질농도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측정한 결과에서도 홍삼 섭취군에서는 총 콜레스테롤이 20% 감소했다. 서 교수는 “홍삼을 장기 복용하면 폐경 증상이 개선되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의 갱년기 치료제가 여성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비해 홍삼은 여성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함기백 교수는 홍삼의 위염 개선 효과를 발표했다. 함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돼 위염이 생긴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균을 없애는 치료 후 홍삼을 10주간 먹게 했다. 그 결과 홍삼 섭취군은 균을 없애는 치료만 받은 환자군보다 균이 없어지는 정도가 눈에 띄게 높았다. 위염 치료 효과도 좋았다. 또 함 교수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별로 홍삼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했다.

성기능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는 건국대 의료생명대학장인 김시관(의용생화학 전공) 교수가 발표했다. 김 교수는 실험 쥐를 젊은 그룹(생후 4개월), 늙은 그룹(생후 16개월), 홍삼 투여 그룹(생후 12개월·홍삼을 4개월간 투여)의 세 그룹으로 나눠 쥐의 정자 수, 정자 생성 지수, 운동성 등을 살폈다. 그랬더니 홍삼 추출물을 투여한 그룹은 정자 수와 정자 생성 지수, 운동성 모두 젊은 쥐 그룹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홍삼은 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고, 성호르몬을 받아들이는 단백질 양도 증가시켰다. 정자 생성과 관련된 세포가 성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해 생식기능이 강화되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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