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학과 교류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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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장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분권형 총장제를 도입하겠습니다."

12일 취임한 경남대 박재규(朴在圭.58)총장은 "미국 대학 총장들처럼 대외활동과 내부 조정역할, 그리고 발전 기금조성 등에 주력하는 총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1999년 12월부터 1년4개월 동안 통일부 장관을 지낸 朴총장은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교육사업에 매진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확보 등 지방대학에 닥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방대학의 정원이 지역 고교 졸업자 수보다 많은 게 현실 아닙니까."

朴총장은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정원을 현실에 맞지 않게 늘려주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게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수도권 대학들은 별 어려움이 없지만 지방대학은 고사(枯死)직전이라는 얘기다.

그는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있는 학과를 대폭 정리해 특성화된 대학을 만드는 것이 지방대가 살길"이라며 "대학끼리 없앨 과는 없애고 합칠 과는 합치는 빅딜도 고려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학발전기금 마련을 위한 사학재단의 수익사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대학 북한대학원장으로 일했던 朴총장은 경남대와 평양 김책공업종합대와의 교류 문제를 비롯한 남북 학술교류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주무 장관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치렀고 장관급 회담의 수석대표를 맡았던 경험을 십분 발휘해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총장을 맡으면 대학발전을 챙기는 게 주업무죠. 하지만 부업으로 대북 문제도 계속 신경쓰겠습니다. 말하자면 '프리랜서 통일부 장관'인 거죠. 총장은 4년 임기지만 프리랜서는 무기한 아닙니까."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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