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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일본」제2탄|전아르핸티나대사 하기씨의 반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벌거벗은 일본」이란 영문저서때문에 애지외상의 비위를 거슬리고 일본「매스컴」의 집중공세를 받아「넉·아웃」,「아르헨티나」대사직에서 물러난하기일량씨(59)는 대명대사발령을 받은지 1주일만인 29일 동경「마루노우찌」에 있는 외국특파원「클럽」의「게스트·스피커」로서「마스크」를 벗었다.
재일본 외국특파원 「클럽」창설이래 최대의 성황을 이룬 이날 오찬회에 나온 하기대사는 「클럽」대표인「알버트·캐프」기자의『저명한(디스팅귀쉬)「히로」』라는 소개에『저명한 (이크스팅귀슈트)「히로」』로 응수하여 청중을 웃기는 여유를보이면서「왜소한 일본인」의 치부를 다시한번 드러 내보였다.
그는 일본의「메스컴」의 유협성도 비판하면서 『내가 쓴것은 거짓이없었다. 저서의일부만 읽고 왈가왈부하는것은 부당하다. 일본어편을 읽은 사람들로부터『왜 이책이 문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쇄도하고 있어 역시 난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사직에서의 해임을 비꼬았다. 정치인을 비꼬았다고해서 문제가 됐으니 관계에서 물러나 정치에 손을 대는것이 어떠냐는 질문엔『여러분이 일본말교사와 같은 좋은 직장을 추천해달라』면서『여러분은 날 밀어주겠지만 일본서「매스컴」이 나에게 협력해주지 않을것』이라면서 한때 재야생활에서 몸에 밴「외국인감각」을노출시켰다.
그는 일본선 요즘 하루라도 자기를 귀찮게하지 않는 날이 없었다면서 덕분에 책의 선전은잘될것이라고 웃겼다.
하기대사는 일본의 신문과 잡지가 그를 계속공격,「스캡들」화하고있으나 자기의 영어저서내용을 꼬집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실은 영어를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기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이론적으로 조리있게 공격하는것이 아니라「아프리카」 의「피그미」족국가의 대사로 가는게 어떻냐는식의 인신공격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하기씨는 이와같은 비판이 일본내에서 자꾸 나온다는 것은 실은 일본에 민족주의의 감정이 점고하고있는 증거라고도 풀이했다.
아름답고「게이샤」가있는 나라로 알려진 일본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 싶은 동기에서 책을 썼다는 그는 그 책을 왜일어로 쓰지않고 영어로 썼느냐는 질문에대해『일어로 쓰면 아무도 이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며 바로 이것이일본인의 약점』이라고단언했다.
그는 또 일본의 많은 비평가및 신문기자들은 이책에서 인용된 몇몇 구절, 특히『세계의 여러인종가운데「피그미」족과「호텐토트」족을 제외한다면 일본인은 가장 매력없는 인종일것』이라고 한귀절을 들어 비판의 근거로 삼았다고 비난했다.
고「로버트·케네디」미국상원의원 이래 처음보는 성황을 이룬 이날의 모임에서 하기대사는 수10명의 외국기자로부터「사인」공세를 받았는데「프레스·클럽」에 초대된 어느수상, 어느 저명인사도 이날과 같이 환대를 받은일이없었고 이날 참석한 외국특파원들은『이와 같이 형식을 따지지 않고 재미있고 흥미있는 간담회 처음』이라고 만족해했다.
하기씨는 아직 외무성에서 해임되지 않은채 여전히 급료를 받고 있는데 그는 곧 해임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경=조동오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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