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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형교회 포함 62곳 교회세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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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의 명성교회와 임마누엘교회·연세중앙교회, 평촌의 새중앙교회, 부천의 처음교회와 인천순복음교회…. 교인 수 1만 명이 넘는 서울·경기 지역의 대표적 대형 교회들이 아들이나 사위에게 교회 세습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개신교 연합단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습이 확인된 교회 62곳의 명단과 현재 세습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 교회 22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세반연은 “올 3월부터 접수받은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교회의 공식 해명 등 심도 있는 확인 작업을 거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목록에는 개신교 주요 교단의 대형 교회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표 참조>

 서울 명일동의 명성교회는 등록 교인이 10만 명이 넘는 서울 강동지역의 대형교회다. 세반연에 따르면 김삼환 담임목사는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주려 하고 있다. 김하나 목사는 현재 명성교회 부목사다. 예장통합 교단 교회법에 따라 부목사가 위임(담임)목사를 바로 승계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규정을 피하기 위해 경기도 하남에 지교회를 설립해 여기서 일정기간 시무토록 한 뒤 명성교회를 물려줄 계획이라는 게 세반연의 분석이다. 세반연 측은 “교회 내에서 상당히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세습 움직임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명성교회 관계자는 “교회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궁동에 있는 연세중앙교회는 침례교단 중 최대 규모다. 주일 예배 출석 교인이 수만 명 규모다. 이 교회 윤석전 담임목사의 아들 윤대곤 목사는 현재 청년부 담당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한 교회 관계자는 세습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 교회가 크다 보니 음해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세반연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는 “이들 대형교회의 세습 의혹은 가벼운 문제 제기가 아니다. 여러 정황상 세습이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고 파악된 경우”라며 “실명 공개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대형교회가 세습을 강행할 경우 한국 교회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세반연은 또 세습이 확인된 교회 62곳 가운데 담임목사가 한기총 회장을 지낸 교회가 4곳, 교단 총회장을 지낸 교회가 14곳, 감리교 감독을 지낸 교회가 10곳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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