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농부들, 파스타로 마피아와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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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론 브랜도가 출연한 마피아 영화 '대부' 때문에 콜레오네 마을은 마피아의 동의어로 각인됐다.
할리우드 영화 '대부' 3부작으로 유명해진 이탈리아의 콜레오네 마을 주민들은 마피아의 이미지를 씻기 위해 '반(反) 마피아 파스타'를 내놨다.

마피아와의 싸움에 전념해온 농부들은 정부가 수감된 마피아 두목 토토 리나에게서 압류한 땅에 협동 농장을 세우고 '자유로운 땅'이라는 이름의 파스타를 생산하고 있다.

농부인 안토니오 카스트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이상 이 지역이 더이상 마피아의 통제를 받지 않고도 수익 및 세입을 창출해낼 뿐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어내 단지 소수가 아니라 모두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부들은 파스타가 명성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때 이 지역이 끔찍한 범죄자들이 소유였다는 이유 때문에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한 예로 한 콤바인 하베스터 기사는 일하기로 합의했지만, 줄곧 뚜렷한 자세를 보이지 않다가 보복의 위험 속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하자 논의를 거부했다.

파스타를 생산하는 가게의 엘리사베사 비올라 사장은 "파스타 사업은 콜레오네 마을이 마피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깨끗한' 이름으로 기억되게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콜레오네는 사실 영화에서 그려지고 있는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의 한 푸줏간 주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마을 사람 중에 파스타 사업을 해 코사 노스트라의 분노를 살까봐 두려워 하는 이들이 여전히 있지만 "마피아는 큰 돈이 걸려 있는 곳에만 가기 때문에" 보복행위에 대한 우려가 그다지 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부의 마피아 단속

이탈리아 정부가 1982년 범죄 조직이 소유한 땅을 몰수하는 법안을 채택한 이후, 1억1천8백만 달러 정도의 마피아 재산이 압류됐다.

'정의의 맛'- 최근 이탈리아가 조직범죄에 맞서 싸우기 위해 택한 무기는 바로 파스타다.
이탈리아 경찰은 최근 마피아 두목으로 보이는 15명을 팔레르모 부근에서 체포했다. 당시 이들은 새 '대부'를 선출하기 위해 시실리 지역의 한 집에 모였다.

이들 15명은 조직범죄와의 전쟁을 위한 불시단속 작전때 체포됐으며 이들 중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속한 포르차 이탈리아당의 자문위원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시실리 남서부 아그리젠토 지방의 신임 수장을 뽑으려 하고 있었으며 경찰이 들이닥쳤을 당시 샴페인을 준비하고 있었다.

콜레오네의 대부였던 토토 리나가 수감된 지금, 주민들은 마을의 이미지를 바꾸길 원하고 있다.

CNN의 알레시오 빈시는 "토토 리나는 마피아에서 가장 강력한 두목으로 콜레오네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경외했지만 현재는 반(反) 마피아 최고 검사 2명에 대한 살해 교사 등을 포함한 혐의로 종신형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체포되기 전 리나는 경찰을 피해 몇 달 동안 콜레오네의 오래된 농가에 숨어 지냈다.

그러나 현재 농부들은 이 농가를 감시하고 있으며, 이를 지역 호텔로 바꿀 계획을 세우고 있다.

CORLEONE, Sicily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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