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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교회 재건|"일본돈 받는건 조상모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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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원】3·1운동때 일본인들에게 교회 안에서 집단 학살당한 제암교회 재건을 둘러싸고 대한감리교회 측은 일본인들이 모아보낸 성금으로 기공식을 베풀겠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유가족들은 이를『조상에 대한 모독』이라고 맞서 기공을 반대하고 있다. 일본 해외 선교회장「오야마 이마히도(미산금인)씨와 기독교대한감리교회가 추진하는 제암리교회 신축기공식은 15일하오3시 현지에서 있을 예정이나 유족들은 당국의 만류를 무릅쓰고 기공식마저 열지 못 하게 할 기세다.
「오야마」씨는 지난12일 남봉진 경기도지사를 방문, 3·1운동 당시 일본인들이 제암리 주민29명을 교회에 몰아넣고 불을 질러 살해한 사건에 대한 속죄의 뜻으로「제암교회 방화사건 속죄실행위원회」가 일본 각 처에서 모금한 일화 1천만원으로 제암리에 교회를 신축하고 주민들의 보건향상을 위해 진료소를 지을 뜻을 전해왔다.
이에 따라 기독교 대한감리교회 변홍규씨등은 15일 하오3시 제암리에서 교회신축 .기공식을 갖는다고 각계에 초청장을 발행했었다. 이 사실을 안 유족들은 감리교측 처사에 크게 분격, 유족 친목회장 안동순씨(58)등 12명의 대표들은『일본인의 돈으로 교회를 세우는 것은 선열에 대한 모독으로 이를 결사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만들어『선열의 이름을 팔아 교세를 확장하려는 감리교측 처사를 끝까지 반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유족들은 감리교측이 사전에 유족들과 진혀 상의가 없었고「오야마」씨와의 면접도 거절하고 있다면서 기공식장에서「오야마」씨에게 선열을 모독하는 일본인의 돈은 일체 필요 없다고 통고하고 교회측에서 기공식을 강행할 경우 어떠한 실력행사도 사양 않겠다고 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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