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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현장서 사라진 女운전자…차에서 발견된 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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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내리던 지난달 27일 밤, 남해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그런데 미스터리가 발생했다. 사고 자동차를 운전했던 50대 여성이,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JTBC가 심층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밤 남해고속도로 진주 문산 나들목 부근.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비가 내린다.3차로에서 순천쪽으로 달리던 BMW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4차로에 멈춘다.

3차로에서 시속 70km로 뒤따라오던 모닝 승용차.사고 차량을 피하려다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춰 선다.20분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모닝을 운전하던 55살 강 모 여인은 사라지고 없었다.시야를 가리는 폭우 때문에 목격자도, 흔적도 없는 상태.

[출동 견인차량 기사 : 제가 동생하고 같이 현장에 왔을 때는(여성 운전자가) 없었어요.]

한달 가까이 지났지만 감감무소식이다.강 씨의 사고 차량. 특이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 바로 부딪힌 운전석 앞쪽 보다 반대편이 이상하게 더 많이 부서졌다.2차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밖에서 안으로 깨진 유리창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됐다.

[이현순/진주경찰서 형사과장 : 역주행 차량으로 인해서, 사고차량 운전자가 (차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충격에 의해서 (날아가면서) 유리창이 깨졌을 수도 있고…]

경찰은 역주행으로 현장에 도착한 견인차량 기사 2명을 조사하고 있다.
[출동 견인차량 기사 : 갓길로 와서 (견인) 작업을 하지 차가 많이 와서 1차로에는 (역주행으로) 절대 안 들어갑니다. 우리는…]

여기서 또 반전이 생겼다. 모닝 차 조수석에서 발견한 머리카락이 운전자 강모 여인의 것이 아니라는 국과수의 통보가 나왔다.

진주경찰서는 “사고가 난 모닝차량 조수석 앞 유리에서 채취한 머리카락과 운전자 딸의 DNA를 대조한 결과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국과수로부터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A씨가 실종된지 25일째인 이날 DNA결과가 불일치로 나왔다.때문에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경남신문은 의문을 이렇게 정리했다.

◇(의문1) 뺑소니 뒤 현장이탈=DNA결과가 A씨의 머리카락이 아닌 것으로 나오면서 유력했던 가설에 의문이 생겼다. 오히려 머리카락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떠오르게 됐다.만약 A씨가 먼저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스스로 행방을 감췄다고 가정하더라도 의문이 남는다. 이날 A씨의 이동경로에서는 보행자 뺑소니나 실종신고가 없었다. 또 함안휴게소 CCTV에 찍힌 A씨의 차량(추정)에서는 유리가 깨진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8시 어둠이 지고 비가 많이 오던 상황에서,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사람을 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 경찰은 함안휴게소부터 사고 지점까지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수색을 벌였지만 뺑소니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A씨가 도주했다면 모닝차량 안에 지갑과 휴대폰, 신발이 그대로 있었던 점도 의문이다. 폭우가 쏟아진 밤 중년 여성이 홀로 도주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당시 동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문2)사고 뒤 유기=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사고 당시 출동한 견인차량이 문산IC를 통해 역주행한 사실을 발견했다. 또 사고 이후 뒤따르던 차량 등에 의해 A씨가 2차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수사해 왔다. 용의차량의 움직임을 따라 수색도 펼쳤다. 사고 이후 한 목격자는 ‘한 여성이 2차로에서 쓰러져 손을 들고 있는 것을 봤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쓰러진 여성이 A씨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제3의 차량에 치인 뒤 유기당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의문이 남는다. 제3의 차량이 고속도로 상에서 사고를 당한 A씨를 차량에 태우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많은 차량이 지나가는 만큼 목격될 수 있다. 사고지점 인근에 유기했다면 대대적인 수색에서 발견됐어야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13일간 1000명에 가까운 인력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야산, 저수지 등 사고 주변뿐만 아니라 용의차량의 동선을 따라 수색도 펼쳤다. 경찰이 사고 뒤 유기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가설마다 의문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경찰은 잠적과 납치 가능성도 열어두고, 목격자를 찾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구석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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