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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청춘이여 비상하라 … 비행기 닮은 대학 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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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 성신여대 중앙도서관, 2013. 6

카페가 아닙니다. 이곳은 기말고사 준비가 한창인 서울 돈암동 성신여대 중앙도서관 제2열람실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칸막이로 나눠진 딱딱한 분위기의 도서관이 답답했던 학생들은 책과 노트북을 싸들고 분위기가 자유로운 커피전문점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도서관을 외면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학교는 전면적인 도서관 리모델링에 들어갔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처럼 높이 비상하기를 바라며 항공기 좌석을 컨셉트(concept)로 도서관을 바꿨습니다. 언제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열람실의 문도 365일 24시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카페로 떠났던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1인용 개별 학습 공간으로 꾸며진 좌석들은 01A~08A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고, 조명기구도 따로 갖추고 있습니다. 벽면에는 하늘 사진을 담은 비행기 창 모양의 액자도 걸려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운영한 일명 ‘비행기 좌석’은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4시간 단위로 예약할 수 있는데 인기가 많아 좌석이 빌 틈이 없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칭찬 일색입니다. 평소 이 자리를 자주 찾는다는 한다혜(21·여·지리학과 3년)씨는 “스탠드와 담요, 개인용 콘센트 등을 갖춘 이곳에 앉으면 학교가 아니라 마치 집에서 공부하는 느낌이 들어요”라며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덕에 어려운 전공 서적 내용도 머리에 쏙쏙 잘 들어와요”라고 말했습니다. 꼭 비행기 좌석에 앉지 않더라도 도서관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도서관은 엄숙한 분위기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학교의 시도가 학생들을 다시 도서관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글·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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