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없이 마주앉아...두갈래 데모 주먹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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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5일 아침 「파리」의 날씨는 겨울답지않게 영상8도. 그러나 작년 5월13일 첫회의 개최때와는 달리 하늘은 몹시 찌푸리고 있었다. 10시30부터 회담이 시작된 회의장주변에는 상오8시반부터 약2백명의 월남교포들이 회장과 도로하나를 가운데둔 「바리케이트」앞에 모여들었으며 회의장앞에 세워진 「카메라·맨」들을 위한 촬영대위에는 약1백명의 기자가 웅성거리고 있었다.

<월남인들 두패로>
9시45분쯤 조용하던 회의장앞이 소란하기 시작했다. 2백명의 월남교포는 갑자기 세파로 나뉘어져 각각 월남·월맹·「베트공」의 기를 휘두르며 한편에는 호지명타도, 한편에서는 괴뢰정부 타도를 외치면서 「데모」를 벌였다.
이 대열은 곧 미리 동원된 수많은 기동경찰에 의해 제지되어 개선문앞으로 밀려났다. 약30분동안 옥신각신을 벌인 이들은 서로 주먹다짐까지 벌였다.

<「키」부인도 한몫>
○…이 「데모」대는 오후4시 기자회견장소앞에서 다시 충돌하여 월맹기가 불타는소동이 벌어지고 「구엔·카오·키」부통령 부인 「라인」여사가 「데모」군중속에 나타나 월남측 교포를 격려하는 이채로운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작년5월 첫회담이 열리던때의 「프랑스」국민들의 호기심도 없고 취재기자들의 흥분도 볼수 없었다.
10시15분 정각「람」월남대사가 대표단과 함께 제일먼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어 「로지」대사를 비롯한 미국대표단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으며 「로지」대사와 「람」대사는 미소를 띠며 악수를 교환했다.
연합국측 두대표단이 앉을찰나 월남과 미국측대표단이 들어온 문과는 다른 또하나의 문으로 월맹대표단이 들어왔고 이어 민족해방전선대표단이 따라 들어왔다.

<취재공개는 15분>
둥근「테이블」에 둘러앉은 공산측과 우방측간에는 인사교환은 일절없고 엄숙하리만큼 방안의 공기는 쌀쌀하였다. 이따금 「로지」대사만이 「밴스」대표에게 무엇인가 귓속말을 건네며 공산측대표들의 얼굴을 번갈아보고 있었다.
15분의 공개취재가 끝나자 기자들은 수십명의 보안관에 밀려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기자가 회의실에서 나왔을때 회장정문앞에는 「베트남」, 미국, 월맹, 「베트공」기가 꽂힌 4대의 자동차가 나란히 서있었다. <장덕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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