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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7년 전 자신이 만든 백서 언급하며 "약속 이행이 정치개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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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개혁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핵심 측근이 19일 전했다. 이 발언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마칠 무렵인 2006년 3월 만들었던 정책백서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나왔다. 최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만난 이 인사가 『국민과의 약속, 이렇게 지켰습니다. 대국민약속 실천백서』라 이름 붙여진 책자(사진)를 보여주며 당시를 회상하자 박 대통령이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이 하나씩 결실을 얻어가면 다른 사람들(정치인)도 따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런 관행이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으면 내년 지방선거나 다음 대통령선거에서도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인기영합적인 공약을 함부로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당 대표로 치렀던 17대 총선 등을 회상하며 “당시는 야당이어서 예산 편성권이 없었다. 그래서 정책을 만들면서 공약가계부를 함께 만들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집권을 했기 때문에 공약가계부를 만들었고 실천하려 한다”며 “이렇게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정치개혁이지 어떤 것을 요란하게 내세우는 것이 정치개혁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약속과 정치개혁’을 강조한 이날 발언은 최근 정치권에서 국회 폭력 퇴출, 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쇄신 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정치권에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동시에 국회발(發) 포퓰리즘 공약을 둘러싸고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보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321쪽 분량으로 된 ‘대국민약속 실천백서’는 2004년 17대 총선과 그 이후 민생 현장에서 다짐한 약속과 실천사항을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민과의 약속 실천백서를 발간하며’라는 제목의 서문을 직접 썼다. 박 대통령은 서문에서 “우리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얻고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정치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적었다. ▶공직자 자산백지신탁제도 도입 ▶사립학교법 재개정과 같은 굵직한 내용은 물론 삽살개의 혈통보존과 보호·육성 같은 정책도 포함돼 있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 백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박 대통령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신뢰이고 그 신뢰는 국민과의 약속 지키는 데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 연일 ‘인문학의 힘’ 강조=박 대통령은 이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새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구현하는 데도 책은 소중한 인프라”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창조경제가 꽃피우기 위해선 인간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밑바탕엔 인문학적 소양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윤형두 대한출판문화협회장에게 “아침에 회장님이 쓴 칼럼을 100% 공감하며 읽었다. 제목이 ‘창조경제, 인문학에 달렸다’. 인문학적 상상력 확산이 결국은 성장 동력이란 생각에 굉장히 공감한다”며 윤 회장의 칼럼(본지 6월 19일자 29면)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도서출판 책세상 부스에서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이방인』(일러스트판) 『유럽의 교육』 『철학과 마음의 치유』 『답성호원』 등 5권을 도서상품권을 내고 샀다. 한편 박 대통령은 1978년 영애 시절 도서전에 참석한 지 35년 만에 도서전을 찾았다고 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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