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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레이션·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거리마다 김장시장이 한창이다. 요새는 날씨도 포근하고, 쏟아져 들어오는 김장감의 반입량으로 김장값도 금주 말까지가 제일 싼편이라 김장하기에 알맞은 때.
그래도 5인 가족을 위한 김장값이 1만원 가량은 든다니까 역시 월급장이에게는 벅찬 지출이 아닐수 없을듯. 한동안 홍성거리던 막걸리집 마저 한산해진 것도 무리는 아닌 성싶다.
연탄을 마련하고 김장만 끝내면 서민들은 한시름을 놓게된다. 겨울에 김치만 있으면 식생활은 해결된 셈이기 때문이다.
개성 보쌈김치, 전주 백김치, 순천 꼬들베기 김치, 평양 동치미등 각지방의 풍취를 살린 맛들은 이젠 볼수 없게 되었어도, 역시 김치는 우리네 전통적인 미각을 살릴 부식에는 다름없다.
그러나 어찌보면 그처럼 김치에 맛을 붙이게 된것은 가난한 우리네 생활로 인한 어쩔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가령 일본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에 동물성식품에 대한 의존도는 7·4「퍼센트」로부터 11·4「퍼센트」로 상승되었다. 그런 일본도 동물성식품 섭취량 40「퍼센트」가 넘는 영·미 등의 서구 각국에 비기면 식생활의 개선에는 아직 멀었다.
몇해전인가 어느 일본인평론가는 일본인이 「노벨」문학상을 타려면 붉은피가 어리는 두툼한「 비프·스테이크」를 상식할 정도가 되어야한다고 말한 적이있다. 그렇게 보면 이번에 천단강성씨가 수상하게된 것은 경이적인 얘기 같다.
일본보다도 훨씬 육식의존도가 낮은 우리나라 작가들이 「노벨」상을 받는다는 것은 더우기 기적을 바라는 것이나 다름없을 듯 하다.
물론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고기는 즐겨했다. 옛날 서울서는 난로회라 하여 회로에 전철을 올려놓고 고기를 구워먹는 풍습이 있었다. 갈비구이, 개성의 이설구이, 평양의 불고기, 또는 이찜이나 신선로 등, 우리들의 고기 조리의 솜씨도 대단하긴 하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우리들의 입안에 들어가는 고기는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인지.
오늘도 아낙네들은 배추 씻기에 한참이고 밖에서는 부족되는「칼로리」섭취를 위해서 불고기집에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얼마나 서글픈 풍경이냐 말이다. 식생활의 개선이 우리에겐 필요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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