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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주체성 본받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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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9일 한글날5백22주년을 맞아 담화를 통해『나는 지난해에 민족 중흥의 정신적 밑받침이 되는 문화시책의 일환으로 한글전용의 단계적 실시를 지시한바있다』고 말하고『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조국근대화의 대업을 하루속히 이룩해내야할 현시점에서 우리는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한글전용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하겠다』고 역설했다. 박대통령은 특히『70년초부터는 온국민이 모든 분야에서 한글전용을 이룩하기 위해 충분한 연구와 준비로써 목표연도까지는 단계적으로 이를 실시해 나가야하겠다』고 말했다. 담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 대통령「한글날」담화>
오늘 한글반포 5백22주년을 기념하는「한글날」에 즈음하여 온 국민과 더불어 이날의 의의를 되새기고 경축하면서 우리겨레가 당면한 조국 근대화 과업의 완수와 국토통일의 숙원을 달성하는데 크게 이바지하는 민족문화의 창달을 위해 온 국민이 결의를 새로이 하고 더욱 힘쓸 것을 굳게 다짐하는 바이다.
아울러 온갖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어 한글의 창제와 민족문화의 창달에 있어서 위대한 업적과 교훈을 남긴 선각자들의 위업을 추모하면서 우리는 그분들의 거룩한 애국정신과 창의성을 오늘에 다시 살려 한결 빛내야하겠다.
세종대왕께서 우리 글을 만든 뜻은 국민을 고루 가르치고 계몽하여 겨레의 문화적 향상을 꾀하려는「국민 주체화」의 노력에 있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하겠다.
『나라의 근본인 국민이 깨이고 현명해져야 나라도 부강해진다』는 이 국민교화의 이념은 오늘날 교육의 근대화과정에 있어서도 크게 계승되어야할 이념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또한 우리는 벌써 5백여년전에 한글과 같은 세계 문학사에서도 크게 자랑할만한 훌륭한 내 나라 글자를 가진 문화민족이며, 문화창조 면에서도 뛰어난 슬기와 재질을 지닌 우수한민족임을 자각하고 긍지를 가져야하겠다.
우리는 하루속히 우리 민족속에 잠들고 있는 이 저력을 개발해내야 하고 민족중흥의 밝은 앞날을 위해 3천만의 마음과 힘을 하나로 뭉쳐 인내와 창의력과 줄기찬 노력으로 후진국이라는 욕된 이름을 깨끗이 청산해야하겠다.
우리는 지난날의 욕된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민족사로 개조하는 역사적인 도약단계에 처해있다.
나는 이날을 기념하고 경축하는데 있어서 우리 문화의 금자탑인 한글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고 가꾸어서 빛나는 국어의 발전에 힘쓰면서 우리국민의 생활문화와 정신자세 면에서도 건전하고 힘차고 발랄한 새 기풍과 근대화를 위한 근면과 인내와 성실과 자주성이 온 국민의 마음가짐 속에 깊이 뿌리박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나는 지난해에 민족중흥의 정신적 밑받침이 되는 문화시책의 일환으로서 한글 전용의 단계적 실시를 지시한바 있다. 한글 전용의 이상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배우기 쉽고 쓰기 쉽고 과학적인 한글을 전용함으로써, 민족의 자주성을 확립하고 민족의 긍지와 국가의 권위를 바로 세우자는 것이며,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여 능률적인 국어생활을 함으로써, 시급한 조국 근대화의 결실을 앞당기자는 것이며, 효과적인 대중교육의 촉진으로 문맹을 없애고, 국민의 지식수준을 높여 문화의 전달과 교육의 능률향상을 기하자는데 있는 것이다.
온 민족이 하나로 뭉쳐 조국근대화의 대업을 하루속히 이룩해 내야할 현 시점에서 우리는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한글 전용의 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하겠다.
「70년초부터는 온 국민이 모든 분야에서 한글전용」을 이룩하기 위해 우리는 충분한 연구와 준비로 목표연도까지는 단계적으로 이를 실시해 나가야 하겠다.
오늘 뜻깊은「한글날」을 맞이하여 지난날 민족수난기에 우리겨레의「말」과「글」과「얼」을 지키기에 목숨까지 바쳐 공헌한 선각자들의 애국충절을 추모하고 오늘날에 있어서도 민족문화의 창달을 위해 애쓰시는 학자·문화인 및 그밖의 국민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진심으로 치하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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