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감 씻는 발색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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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모처럼 전국의 사진작가를 한자리에 모은 작품전이 마련됐다. 새한현상소 주최로 7∼15일 국립공보관서 열고있는 부사「칼라」사진전이다.
여기엔 전국 각지의 60여 작가가 초대 형식으로 1점씩을 내고 일본서도 16점 찬조 출품해 이채를 띤다. 규모로 보나 전시효과로 보나 과거의 어느「칼라」전보다 훌륭한 느낌이다.
작품 개개에 대한 조명효과라든지 작품색채에 조화시키기 위한 배려, 그리고 계절감각에 맞춰 생화와 발을 깐 점등 전시장의 분위기에 호감이 간다.
이제「칼라」사진의 발색기술은 상당한 선에까지 도달돼 과거의 불신감을 다소 감소해주고 있으며 이점 전시회의 목적은 우선 성공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작품내용에 있어서는 공허한 느낌이 든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거개의 작품이 관광사진적인 테두리를 못벗고 있으니 말이다. 관광사진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관광사진전이 아닐 바에야 내용 있는 그리그 보다 무게 있는 작품이 있었어야 했을 것이 아니겠는가. 색채에만 현혹된다면 그 옛날의 그림보다도 못한 것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호화롭고 찬란한 색채만을 소재로 택하는 태도는 이미 지나간 수법이다. 출품자 자신이 말하긴 거북한 일이지만 후진을 위해 굳이 고언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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