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계최장 교량 건설 계획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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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3백미터 길이로 메시나 해협을 가로지르게 될 다리의 조감도.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마일(3.2킬로미터) 길이의 이 다리는 메시나 해협에 놓여 이탈리아 본토와 시실리섬을 연결하게 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목요일(현지시간) 이 계획을 승인한 내각 회의 후 "이번에 다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피에트로 루나르디 교통장관은 로마시대 이후 꿈꿔왔던 이 다리의 초석은 늦어도 2005년에는 놓여질 것으로 보인다.

루나르디 장관은 "다리 건설 계획에 43억달러의 예산이 책정됐으며 전 공사를 완료하는데 5~6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공학자들과 건축가들은 오랫동안 2개의 수직 탑 사이를 잇는 도로 교량의 건설 가능성을 꿈꿔왔다.

교량의 길이는 1937년 건설된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 3배나 된다.

이 다리는 2백피트(60미터) 너비에 승용차와 트럭, 기차 등이 다닐 수 있는 12개의 차선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전체 다리의 무게는 지지 케이블을 포함해 30만톤에 달하게 된다. 또한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사용한 케이블을 한 줄로 이으면 지구를 다섯 바퀴 가량 돌 수 있다.

다리 시공업체는 실험 결과 이 다리가 진앙 9마일(14.4킬로미터) 이내에 있고, 리히터 규모 7.1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이 업체는 다리가 폭발물 공격을 받거나 지지 케이블 한 개 이상에 항공기가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루나디 장관은 "다리는 완공될 것이다. 현재로선 빠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정치적인 의지가 있고 기술력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기우세페 가리발디가 국토 통일 완수를 달성키 위해 시실리섬에 도착한 1860년부터 이 다리 건설을 구상했다.

그러나 고비용과 지진 피해에 두려움, 건설 과정에 조직범죄가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를 비롯, 최근에는 환경 그룹들의 걱정 때문에 결정이 미뤄져왔다.

현재 세계 최장의 현수교는 시코쿠와 혼슈를 잇는 일본의 아카시 다리(3천9백11미터, 6개 차선 규모)다.

1999년 이 다리가 개통되기 전까지 세계 최장의 현수교는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 이스트 브리지(1천6백24미터)였다.

1981년 영국의 헐 근처에 세워진 험버 리버 브리지(1천4백10미터)는 현재 세계 3위다.

ROME, Italy (CNN) / 이정애(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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