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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대생 살해 용의자, 시신 이불에 싸 화장실에 넣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구 여대생을 살해한 뒤 저수지에 빠뜨린 용의자는 클럽에서 즉석만남(부킹)을 통해 만났던 성범죄 전과자였다.

뚜렷한 직업없이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해 오던 조모(25)씨는 친구와 함께 지난달 24일밤 대구시 중구 삼덕동의 클럽에 술을 마시러 갔다.

조씨 일행은 클럽에서 A(22)씨 등 3명의 여성과 즉석만남을 가졌다.

삼덕동에는 대구에 있는 주한 미군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클럽이 10여 곳 모여 있다.

조씨 등 남녀 5명은 25일 오전 1시부터 세시간 가량 맥주와 칵테일을 섞어 폭탄주를 마시고 헤어졌다.

술에 취한 A씨가 비틀거리며 먼저 택시를 타자 조씨는 곧바로 뒤에 있던 다른 택시를 타고 따라갔다.

5분쯤 뒤 신호대기로 앞 택시가 멈춰서자 조씨가 다가가 "애인입니다"라며 올라탔다.

조씨는 A씨의 집으로 가던 택시의 방향을 돌려 북구 산격동에서 내렸다.

그는 모텔로 A씨를 끌고 갔으나 빈 방이 없어 다시 택시를 타고 2㎞ 남짓 떨어진 자신의 원룸으로 데려 갔다.

A씨가 경북 경주시의 한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은 하루 더 지난 뒤인 26일 오전이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폐쇄회로)TV를 확인해 A씨가 클럽에서 나온 뒤 탔던 택시의 운전기사 이모(31)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달 31일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이씨는 "남자친구가 중간에 택시에 탔고 산격동 모텔 앞에 내려줬을 뿐"이라며 범행을 강력부인했다.

경찰이 모텔 인근폐쇄회로(CC)TV 10여대를 조사한 결과 이씨의 진술은 사실이었다.

CCTV화면에는 A씨와 함께 있던 조씨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경찰은 1일 오전3시30분쯤 삼덕동 클럽에서 또다른 여성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조씨를 검거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버린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원룸으로 들어가다가 넘어진 A씨가 피를 흘리더라"며 "깨어나면 신고할까봐 목을 조르고 구둣발로 복부를 여러차례 걷어차 살해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시신을 이불에 싸 화장실에 넣어두고 잠을 잔 뒤 렌트카 뒤에 싣고 고속도로를 달려 경주의 저수지에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가 A씨를 성폭행했거나 시도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A씨는 하의가 벗겨진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조씨는 2011년 울산에서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해 '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에 신상이 공개돼 있는 성범죄전력자였다.

경찰은 "체액 등 성폭행을 증거가 남아있지 않지만 추가 수사로 밝혀 내겠다"며 "클럽에서 함께 마신 술에 흥분제를 넣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일 조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성폭행 관련 사실이 확인되면 범죄 혐의를 추가할 예정이다.

대구=김윤호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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