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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구호와 근본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리나라에서 첫째로 꼽히는 곡창지대인 전라남도와 전북·경남 일부에 걸친 가뭄의 피해는 이루 말할수 없는 참담한 상태에 빠져 있다. 전남만도 26만여정보중 거의 그절반인 20여만 정보가 모를 아주 못냈거나 모를 냈다고해도 대부분 말라버렸고, 이때문에 직접 피해를 입은 농가홋수가 20만에 달한다고 하며 당장에는 먹을 물이 없어서 충청도 대전에서 기차로 광주 목포로 물을 날라가야 하는 형편이고보면 그 참담한사정은 다만 놀라울 뿐인것이다. 아직 비내린다는소식은 감감하고 날이 갈수록 타들어가는 농토의 피해면적은 점점 늘어간다고 하니 이러한 가뭄의 영향하는바는 전라남도만의 피해가 아니고 실로 전국적인 것이고 이곳 피해동포의 아픔은 또한 온국민의 아픔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에서는 우선 구호대책을 세우고 곧 실시케 된다고하며 국회의 여야 지도자들도 시급한 구호대책과 겸하여 9월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에는 새로 구호예산을 요구하리라고 전하고있다.
더구나 이지역의 가뭄피해는 작금양년에 걸친것이어서 그 피해의상처가 결코 일시적인 구호로 끝날것이 아니고 상당한 햇수를 두고 농촌재건의 종합적시책의 본보기가 되도록 경륜을 베풀어야 할것이 아닌가 한다.
하기는「전남에대한 푸대접」이란 말도 있으나 경제재건의 시책이 도시에만 치우쳤던 점에서 생각할때 농촌에대한 전반적인 푸대접이 없지않았다고 할수도 있고 또 가뭄의 피해는 전남에만 있을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전국의 농촌 어디든지 똑같은 피해를 아니받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음을 생각할때 이번의 전남의 가뭄피해에 대한 근본대책은 우리나라 농촌의 전반적 재건, 부흥의 본보기가 되게할것을 생각함이있어 마땅하다고 본다.

<공공사업조정을>
다시 말하고 싶은것은 이번의 전남의 가뭄피해가 결코 전남의 한지역의 피해가아니고 전국적피해요, 또 온국민이 한가지로 피해의 상처를 입지 않을수 없는 아픔을 느껴야 할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정부와 국회는 이기회에 국가시책의 새로운 방향과 사회기풍을위하여 상당한 검토가 있어야 할것 아닌가한다. 이번의 피해는 쌀만도 2백만석을 훨씬 넘으리라고 하니, 농업국이라면서 남의 나라쌀을 사먹고 빌어먹어야하는 형편에 2백만석의 피해는 결코 적은것이 아닐뿐더러, 이러한 피해를 직접입은 농민과 일반도민이 피해를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자면 그정신적 고통은 얼마나 클 것이며 그동안 굶고 헐벗은가운데 근검 절약하여야하는 생활은 실로 피눈물나는것이아닐수없을것이다.
이런것을 생각 할 수록 우리는 되도록 널리 동포애에 호소하여 널리 구호의 손길을 폄으로써 피해지 동포를 위로하고 격려하여야하려니와 정부는 앞으로 구호대책을 위한 수백억이라는 재원을 어디서 짜낼 것인가고 생각해볼때 그어느것이나 우리들 국민의 세금에 의한 부담이 아닌 것이 없을 것을 생각지 않아서 아니될것이다. 이런점을 생각할수록 정부와 국회는 피해지의 구호예산을 짜낼것만을 생각할것이 아니고 앞으로 집행하고 또 편성할예산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당장에 필요없고 긴급치않은 사업은 중단할것도 생각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모든 예산을 대폭 줄여서 아껴 쓸것을 생각지 않아서 아니될것이다. 관청이라고하면 부정·부패라는 이름의 욕설이 따르고, 나랏돈이라면 공것같이 여기는 낭비의 폐풍이 공무원사회에 깊이 번져 있는 만큼 예산집행과 편성에 방만한 점을크게 경계하여야 할것이다.
그리고 가뭄에 대한 근본대책에는 예로부터 일러온대로 치산치수(치산치수)에 있음을 잊어서 아니될 것이다. 혹은말하기를 이번같이 아주 비가 아니 내리고서야 산에 나무가 있던들 무슨 도리가 있겠느냐고도 할는지모른다. 그러나 이는 결코 그렇지않다. 산이 첩첩이 둘러싸인 우리나라와 같은 땅에 산림이 우거져 있다면 개천물은 좀처럼 마르는 일이 있을수없고 따라서지하수가 말라버린다는일은 거의있을 수 없는 것이다. 지하수가 있는이상 어느정도로 비가 아니내린다고 해도 가뭄에 이겨나갈 여력을 가질수 있는 것이다. 또 산에 수림이 우거져 있다면 그산의 그 산림때문에 그 지역의 기후가 조절될수도 있는 것이다.

<첩경은 치산치수>
산악의 나라 우리한국은 국토의 70%내지 8O%의 산야를 검푸른 삼림으로 만들, 그야 말로 국가백년대계를 세우지 못하고는 국가발전의 항구적 기초가 서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그뿐아니고 나라를 사랑한다고하면서 산을 헐벗겨먹기만하고 국토에 옷을 입혀줄 생각이없다면 그것이 무슨 애국하는것이겠는가. 국토를 아낀다거든 국토녹화의 경륜을 당장 실천에 옮겨야할것이다. 국토녹화사업은 국법과 국민의 도의(도의) 정신에토대를 둔 국민운동을 일으키지않아서 아니될것이다. 마을마다, 학교마다, 직장마다 산야의 적당한 지역을 각기 담당하고, 총동원하여 조림사업에 전력할수있는 방도가 마련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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