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그린에 잇단 보기 최경주 첫날 49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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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 6, 7, 8, 9, 10, 1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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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장 링크스 코스(파72) 가운데 바다에 접한 홀이다. 18개 홀 가운데 바다를 끼고 있는 홀이 절반이나 된다는 이야기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환상적인 경치 때문에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밟고 싶어하는 곳이 페블비치다. 1999년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페인 스튜어트도 마지막으로 서고 싶은 코스로 이곳을 꼽았을 정도다.

7일(한국시간) 페블비치 골프장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대회(총상금 5백만달러) 1라운드에선 케빈 서덜랜드(미국)가 6언더파 66타를 쳐 단독선두에 나섰다.

화창한 날씨에다 매년 골퍼들을 괴롭히던 바람도 거의 불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페어웨이와 그린이 딱딱해져 스코어를 줄이기가 쉽지는 않았다.

산악코스인 포피힐스 코스(파72)에서 1라운드를 치른 최경주(33.슈페리어)도 빠른 그린에 적응하지 못한 듯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10, 12, 13, 15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 산뜻하게 출발했다.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8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해 전반을 4언더파로 마쳤다.

그러나 그린이 더욱 빨라진 후반 라운드에선 3, 5, 7, 8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했다.

합계 이븐파 72타로 공동 49위. 드라이버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54%에 불과했고, 그린 적중률도 56%로 부진한 편이었다. 지난해 컷오프됐던 최경주로서는 페블비치 코스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 분발하지 않으면 또다시 컷오프를 염려해야 할 상황이다.

페블비치.포피힐스.스파이글래스힐 코스 등 3개 코스에서 벌어지는 대회에서 유독 이날은 포피힐스 코스에서 경기를 한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챔피언 매트 고겔은 6오버파, 신예 타이 트라이언(이상 미국)도 8오버파로 무너졌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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