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싸이머 인수 공정위 조건부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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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도체 제조 기술혁신과 신공정을 위한 다국적 기업 간 합종연횡을 시정조치를 전제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반도체 광미세가공(리소그래피 시스템) 장비 분야의 세계 1위 업체인 ASML이 주요 부품인 광원(光源) 시장에서 세계 1위인 싸이머의 주식 100%를 인수한 건에 대해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시정조치를 전제로 승인한다고 26일 밝혔다. 리소그래피 시스템은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레이저 광원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핵심 가공장비다. ASML은 전 세계 리소그래피 시스템 시장의 83%를 장악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1년 기준으로 리소그래피 시스템 수입을 전량 ASML에 의존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의 기업결합이 한국 전자업계에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심사를 진행해 왔다. 당국이 심사를 진행한 해외 5개국 중 대만과 일본 당국은 조건부로 허용했고, 미국·이스라엘·독일은 조건 없이 승인했다. 공정위는 시정조치로 ▶양사의 판매부문 독립적 운영 ▶기밀정보 교류 방지를 위한 방화벽 설치 ▶광원 구매·판매에서 표준특허 사용 차별금지 원칙 준수 ▶리소그래피 시스템 판매 때 남용행위 금지 등 4개 항을 지키도록 했다.

세종=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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