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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독일서 박대받고 러시아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시 미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슈레더 독일 총리의 환영을 받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양국의 핵 보유고 감축 협정에 서명하게 된다.

러시아에서의 첫 정상 회담에 참석중인 부시는 목요일 저녁 아내 로라 부시와 함께 모스크바에 도착해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부총리의 접견을 받았다.

부시와 푸틴은 양국 핵 무기 2/3를 감축하는 협정에 서명해 상징적으로 냉전시대를 종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부시가 러시아는 이란 핵발전소 건설을 도와줌으로써 무기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면서 이번 부시의 러시아 방문에 대한 기대가 좀 퇴색된 면이 있다.

모스크바로 향하기 전 부시는 푸틴에게 이란에 대한 무기 기술 제공을 중단하라고 퉁명스럽게 경고했다. 그는 "만약 러시아가 이란에 무기를 주면 이란은 러시아를 공격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부시는 "이건 러시아를 포함해 우리 모두에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푸틴에게 조심스럽게 이란을 다루라고 당부하고 이란이 언젠가 치명적인 미사일 공격 능력을 갖출 수도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란의 부쉐르 민간핵발전소를 건설을 도아왔다. 부시의 한 측근은 목요일 이 핵발전소를 '가장 중요하고유일한 무기 확산 위협'이라고 칭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이러한 주장을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으며 이란은 이 핵 발전소는 평화 용도라고 말하고 있다.

부시가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할 무렵 약 3백명의 러시아인들이 성조기를 태우고 부시를 비난했지만 모스크바와 상트뻬쩨르부르그 양쪽에서의 시위는 대부분 평화적이었으며 심각한 사고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부시는 대테러전쟁과 이라크로의 공격 확장 가능성이 주요 문제로 다루어졌던 베를린 방문을 마치고 모스크바에 온 것이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을 이라크로 확장하는 것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전쟁 계획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20시간 동안 독일을 방문하는 동안 부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위험한 인물이며 서방이 처리해야 했던 독재자라고 했다.

부시는 분데스탁 독일 연방하원에서 한 연설을 통해 연합국들이 새로운 적으로부터의 알려져있지 않은 위협을 직면해 극복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의원들에게 "미국과 유럽은 테러에 대한 국제전을 펼치기 위해서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부시는 또한 "우리는 문명 자체를 옹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새로운 전략과 새로운 능력을 갖춰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부시는 그 이전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대량 학살 무기를 동원하는 알카에다 조직같은 단체와 연결돼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부시는 "우리는 사담 후세인을 처치하기 위해 우리의 재량하에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써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연방하원 연설에서 부시는 지금 처하고 있는 위협은 진정시킬 수도 무시할 수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더욱 더 과감한 테러와의 전쟁을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부시는 사회주의 성향의 의원들이 '전쟁을 끝내라'고 적힌 기를 흔드는 가운데 대테러전 확산을 반대하는 이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경찰이 베를린 거리의 반미시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부시는 독일이 이라크에 대한 자신의 강경 노선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인정하면서 독일이 대테러전에서 전반적으로 중대한 짐을 감당해온 점을 지적하고 "우리 미국은 이점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레더는 이라크에 어떤 대량학살무기가 존재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후세인에게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레더는 또 이라크 공격에 대한 문제는 아직 표면화되지 않았기에 이라크 공격 문제를 다룰 필요가 없었다고 전했다.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 존 킹은 슈뢰더에게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3-4개월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어려운 문제를 비켜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뢰더는 독일 내에서 부시 미 대통령의 노선을 너무 근접하게 따라가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진정한 정치적 어려움은 이 문제가 논의 대상이 될 때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킹이 전했다.

이라크는 부시와 슈뢰더의 회담의 핫이슈였다. 유럽 동맹국들은 작년 테러 공격이 발생한 직후 미국측에 매우 협력적이었다가 최근에 전쟁을 확장하는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후세인 축출과 관련된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루돌프 샤르핑 독일 국방장관이 목요일 독일은 그러한 군사작전에 참여할 만한 자원이 없다고 하면서 부시가 베를린 회담에서 큰 진전을 거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샤르핑은 독일 TV에 출연해 "설사 이라크가 국제 안보에 실제적인 문제를 제공한다 해도 이라크에 대한 군사계획은 전혀 없다. 우리에겐 새 군사작전을 펼칠만한 여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슈레더는 자신을 이라크에 대한 강경 입장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대테러전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려고 애써왔다. 독일의 한 TV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라크는 위협적인 존재이며 그래서 우리 모두가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에 국제 관측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번 독일 기자회견에서 부시는 처음으로 이번달 자신이 9·11 테러공격 발생 이전에 이슬람 전투원들이 미국 여객기를 납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밝힌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미 특별위원회가 정부가 9·11테러전에 테러공격에 대한 경고를 처리한 방식에 대한 조사 실시에 반대를 표명했다.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적절한 위원회는 의회 정보위원회이며 그래야 대통령에게 전달된 정보의 출처와 방법이 비밀로 지켜질 수 있다고 전했다.

MOSCOW, Russia (CNN) / 김내은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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