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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의 세계] 국산마 최고가는 2억9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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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총리보다는 더비에 출전하는 마주이고 싶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했던 유명한 말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마주다. 경마의 본고장 영국에서 마주는 경마의 꽃인 동시에 명예의 상징이다.

 한국에서는 1993년 개인마주제가 도입됐다. 이전까진 마사회가 일괄적으로 말을 소유해 대회를 치렀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1000여 명의 마주는 국회의원, 군 장성, 장·차관 출신 고위 관료, 의사, 변호사, 검사 , 교수, 문화예술인, 연예인, 기업 CEO 등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마주 460여 명 중 65%가 재계 인사다.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홍성열 마리오 회장 등이 대표적인 마주로 꼽힌다. 배우 길용우와 바둑기사 조훈현도 서울마주협회 소속 마주다.

 한국 경마시장에서 경주마의 평균 가격은 4000만원 선이다. 혈통이 좋은 경주마는 1억원을 넘기도 한다. 지난 3월 경매에서는 2억9000만원으로 사상 최고액 국산마가 탄생했다. 2006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육성마 경매에서 ‘그린 멍키’는 1600만 달러(약 180억원)라는 천문학적 몸값을 기록했다. 현역 세계 최정상급 경주마 가격은 대략 800만~900만 달러다.

상금은 대회 등급에 따라 다르다. 1등부터 5등까지 상금이 지급된다. 1등 상금은 최하 1648만원에서 최고 3억7800만원에 달한다. 상금은 마주(78.68%), 조교사(8.84%), 마필 관리사(7.48%), 기수(5%) 등이 나눠 갖는다. ‘지금 이 순간’이란 말은 지난해 9억원이 넘는 상금을 땄다. 하지만 1년에 한 번이라도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마주는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지대섭 서울마주협회장은 “마주가 안 됐으면 노후가 훨씬 삭막했을 것”이라며 “ 내 말이 경주에 나가면 내 자식이 운동회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개인 마주가 되려면 최근 2년 평균 소득금액 1억원 이상, 재산세 15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마주 모집공고 하루 전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어도 자격이 된다. 법인은 최근 2개 사업연도 평균 법인세 납부액이 1억원 이상, 조합은 조합재산이 7000만원 이상 돼야 한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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