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월드컵 우승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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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시에는 기괴한 행동을 잘한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일본이 홈구장의 이점을 살려 우승한다?

이것은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기대하는 바이다.

그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변이 일어날 것 같다"며 "일본이 그 이변들 가운데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있었던 일본의 월드컵 본선무대 데뷔는 실망스러웠다. 일본은 조별 예선에서 3전 전패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는 당당히 맞섰지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자메이카에게는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이것은 트루시에가 오기 전의 일이다.

47세의 프랑스인 트루시에는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도하다가 일본으로 왔다.

그가 부임한 뒤 일본은 2000년 아시안컵에서 우승했고 작년 컨페더레이션컵에서 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유럽 팀들을 상대로 좋은 전적을 올렸다. 그러나 이런 상승세는 최근 월드컵에 대비한 5월 원정 친선전들에서 노르웨이에 3-0으로 완패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면서 상처를 입었다.

트루시에는 과거 4년 간 일본의 경륜이 짧고 비교적 경험이 부족한 J리그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 와중에 극단적인 정중함과 언행을 삼가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일본 문화 속에서 각종 기행으로 악명을 얻었다.

그는 공공연히 선수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사회적 금기를 깬다. 경기에서 그는 대놓고 감정을 표현한다.

트루시에는 "이런 것은 일본 선수들이 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세계의 일류 팀들의 국가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데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들의 축구 스타일은 일본 선수들과 완전히 다르다. 나는 선수들을 자극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선수들은 월드컵 경기장에 섰을 때 일어나는 일들에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월드컵 대표 선발에서 트루시에는 23세의 나카무라 순수케를 제외시키며 여론이나 기업, 주위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나카무라는 국제대회에 19회 출전해 3골을 넣은 바 있으며 일본에서 팬들뿐만 아니라 후원사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를 프리마돈나라고 부르며 혹평한다.

인기있는 미드필더인 나카무라(오른쪽)는 트루시에 사단에서 탈락했다.
"축구에 관한 한 일본 문화는 여전히 깊이가 없다. 그들이 현재 월드컵에 보여주는 관심은 축구 자체보다는 유명인들에 대한 관심에 가깝다. 마치 마돈나 콘서트 같은 곳에 가는 것과 같다."

트루시에는 파르마의 나카다 히데토시와 페예누르트의 오노 신지 등 해외 경험이 있는 미드필더들과 브라질 태생의 알렉스(알레산드로 산토스)가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 선수들은 집단 경기에 관한 한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그들은 개성이 부족하다. 이것은 그들이 받은 교육 때문인 것 같다."

그는 축구의 80%는 집단 운동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는 선수들의 개성이 만들어낸다.

"우리 선수들은 충분한 해외 경험을 가지지 못했다. 그들이 유럽의 일류 클럽들에서 활동했다면 경기 중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인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트루시에는 정말로 일본의 월드컵 우승을 믿는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당면 과제는 6월4일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열리는 벨기에와의 첫 경기 승리다.

그는 "1차전 승리로 우리가 실제로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 이것은 월드컵에서 일본의 첫 번째 우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KYO, Japan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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