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해 "중국 건의 접수해 대화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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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 중인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3일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선전 문화 담당)을 만나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관련국들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최 특사는 “우리(북한)는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 문제를 대화 협상 채널로 돌아가도록 큰 노력을 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중국의 건의를 접수해 관련 당사자들과 대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류 위원은 최 특사 일행에게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비핵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6자회담을 통한 당사자들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관련 당사국들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 자제도 촉구했다. “한반도 안정과 평화가 중국과 북한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공식 서열 5위인 류 위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외교 분야를 관장하는 중앙외사영도소조 일원이다.

 이날 당초 예상됐던 시 주석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 주석은 21일부터 지난달 지진이 발생한 쓰촨(四川)성 루산(盧山) 지역에서 피해복구 현황을 둘러보고 23일 오후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사 방문일 경우 자신보다 서열 높은 사람을 만나는 게 일반적인데 북한 내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최용해가 자신과 정치적으로 동급에 가까운 인물을 만난 건 일반적인 격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최 특사와 시 주석 간의 면담 불발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만 표현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 주석이 일정상 23일까지 루산 지역에 있었지만 북한 특사가 와 있는 상황에서 지진 피해지역을 돌아본다는 것이 외교적으로 흔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최 특사 일행이 김정은의 친서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 주석을 만나지 못할 경우 이를 전달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최 특사 일행은 24일 오후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막판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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