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옛 스승 앞에 서니 … 송은범 위력 되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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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송은범

“잘 던져야 할 텐데….”

 제자보다 스승이 더 긴장했다. 송은범(29·KIA)이 옛 스승인 김성근(71) 고양 원더스 감독 앞에서 멋지게 호투했다.

 송은범은 17일 잠실 LG전에서 3-2로 쫓기던 7회 1사에 등판, 5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7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LG의 이대형과 오지환을 연속으로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그는 8회에도 정성훈을 3루 땅볼, 박용택과 이병규(등번호 9번)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지난 12일 삼성전에서 3분의1이닝 5피안타·3실점으로 무너진 뒤 계속 불안하기만 했던 송은범은 6일 트레이드 이후 처음으로 완벽한 피칭을 보였다. 송은범의 활약으로 KIA는 3-2 승리를 지켰다.

 마침 김 감독은 이날 TV 중계를 위해 잠실을 찾았다. 송은범이 SK에서 뛸 때 스승이었던 김 감독은 “경기 전 송은범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최근 몇 경기에서 실수를 했지만 그것으로 끝날 선수가 아니다. 송은범이 KIA 불펜에서 해야 할 역할이 크다”고 격려했다.

 타선에서는 이범호(32)가 빛났다. 0-0으로 맞선 6회 초 2사 2, 3루에서 등장한 그는 LG 선발 리즈의 빠른 공을 잡아당겨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 24일 NC와의 창원 마산구장에서 터진 시즌 2호 홈런 이후 24일 만에 나온 대포다.

 이범호는 이달 타율 0.222, 타점 3개에 그쳤다. KIA가 송은범을 받아오는 대신 거포 김상현을 SK에 내준 터여서 이범호의 부진이 더 뼈아팠다. 이범호는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 풀린 기분이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이날 잠실에는 2만7000명 관중석이 꽉 차는 등 4개 구장이 모두 만원 관중(총 8만1764개)을 기록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4개 구장 만원은 이날이 처음이다. 삼성은 마산 경기에서 NC를 2-1로 꺾었고, 한화는 대전에서 3안타를 몰아친 김경언의 활약으로 두산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SK와의 인천 원정경기에서 3-4로 역전패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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