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로판개스」자동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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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날저녁처럼 남편과 아이들이 기다려진 것이 있었을까. 5일 「중앙일보」를 펼쳐본뒤 나는 직장에 나간 남편과 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이 무사해주기만을 몇번인가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차를 타지 말아야 했을텐데… 혹시 그차를 탔다면… 별생각이 다들어 일이 손에 잡히질않았다.
어떻게 폭발위험성이있는 실험차가 시민을태우고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었는지 약삭빠른 업자를 나무라기에앞서 이것을 묵인해온 당국의 처사가 놀랍고 원망스럽다.
그렇지않아도 「버스」들은 속도계나 계기들이 제대로 움직이는게 하나도 없을정도로 정 비가 안되어 여러곳에서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는판에.
실험차의 영업행위는 정비불량이나 콩나물「버스」의 불친절에는 견줄수도 없을만큼 엄청난 사기요 시민멸시라해도 지나치지 않을듯싶다.
만의 일이라도 폭발사고가 일어나면 그책임은 누구가 질것인가. 당국은 자동차연료를 「프로판개스」로 바꿀때 연료비가 적게들고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잇점을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이 아무리 크더라도「사람의 목숨」만큼 중하지는 못한 것.
더구나 「프로판개스」자동차에대한 법적 뒷받침도 없고 손님은 전연 그차가 어떤차인지도 모르고 타고다니다가 사고가날 때 그혼란과 놀라움을 어떻게 수습할 작정이었는가.
당국은 한시바삐 「프로판개스」차의 영업을 금지시키고 실험「코스」를 교외나 한적한 곳으로 잡아 모든 시험을 끝마친뒤 손님을 태우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외국에서 많이쓰고 있으니 우리도 덮어놓고 쓴다는 위험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오늘 아침에도 나는 대문을 나서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실험용 「프로판개스」 급행「버스」의 번호를 깨우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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