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교사 임용시험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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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5일 서울지역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새 학기부터 교단에 선다.

이화여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청각장애인 홍여형(27.(左))씨와 우석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시각장애인 박재화(23)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초.중등 특수학교 교사 임용시험에서 2.1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서울 지역에서 장애인이 교사 임용시험에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청기 없이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홍씨의 원래 꿈은 화가였다. 1999년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던 중 2000년 청각장애인 학교인 서울삼성학교에서 미술 지도 자원봉사를 하면서 진로를 바꿨다.

그해 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에 학사 편입해 교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홍씨는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 속에서 내 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인 박씨도 비슷한 이유로 교사를 지망했다.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그는 "일반 학교를 다니던 시절 수업시간에 칠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선생님 말씀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받아 적던 일이 제일 힘들었다"며 "아이들이 장애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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