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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화순에 군항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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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해군은 31일 제주도 남제주군 화순항에 전략기동함대가 머무는 군항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해군은 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 내년부터 2014년까지 12만 평 부지에 20여 척의 군함을 동시 계류할 수 있는 길이 1.7㎞ 규모의 부두를 완공할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화순항은 서쪽은 해군 군항으로, 동쪽은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는 민간항으로 활용하며 동시에 건설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군항 건설이 환경 오염과 주민들의 생존권 침해를 가져온다며 반발하고 있다.

화순기지는 전략기동함대의 기지가 된다. 기동함대는 그간 근해 작전을 위주로 편성된 기존 함대와 달리 제주도 남쪽에서 인도네시아 말라카 해협으로 이어지는 원유와 수출입 물자 등의 해상 수송로를 보호하는 원해 작전을 전담한다. 제주도 남쪽 해상로는 원유 수입량의 90% 이상, 수출 물동량의 60%가 지나가는 수송로다. 신임 남해일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9일 "한국이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려면 주변국과 견줄 수 있는 해군력이 필요하다"며 "전략기동함대를 조속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기동함대 운영에는 대양에 인접한 군항 확보가 핵심"이라며 "이런 점에서 제주 남쪽 화순항이 적격지"라고 말했다. 해군 작전사령부가 있는 진해에서 남제주까지는 340㎞로 항해에 최소 6시간이 걸린다. 화순항은 요코스카 등 일본 동해안에 대부분 기지를 두고 있는 해상자위대 함정이 동해로 나오는 길목에 있다. 중국 잠수함이 해군 P-3C 대잠초계기에 탐지돼 강제 부상하는 곳도 이 부근이다.

화순항의 기동함대는 3개전단으로 이뤄지며 각 전단은 2012년까지 건조될 이지스급 미사일 구축함(KDX-Ⅲ.7000t)과 한국형 구축함(KDX-Ⅱ.4000t) 2~3척 및 경항공모함으로 개조 가능한 대형수송함(LPX.1만2000t).차기 잠수함(SSX.3000t급)으로 구성된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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