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작전 능력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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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기긴 했지만 왠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치르고 있는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전술 및 선수 운용을 놓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우즈베키스탄전(2-1 승)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30분 이동국을 빼고 정경호를 투입한 것이 우선 지적을 받는다. 추가골을 터뜨리며 펄펄 날던 이동국 자리로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던 설기현을 보냈다. 이후 한국의 맹공이 주춤해졌고, 교체 3분 뒤 한 골을 먹었다. 26일 사우디아라비아전도 그랬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맹반격을 펼치던 후반 23분 정경호가 출전했다. 당연히 극도로 부진한 이천수 자리에 들어갈 것으로 봤지만 빠진 선수는 뜻밖에 중앙수비수 유상철이었다. 스리백에서 졸지에 투백이 된 한국 수비는 7분 뒤 페널티킥 추가골을 허용했다. "냉정해야 할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올해 대표팀의 여덟 차례 경기에서 교체 선수가 기록한 득점이나 도움은 하나도 없다. 반면 4경기에서 교체 후 10분 안팎에 골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선수 교체가 경기의 흐름을 더 악화시킨 셈이다. 전술 구사 능력도 지적을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상대의 기습 포백 수비에 말려 측면 공격이 마비됐고, 우즈베키스탄전 전반에도 이런 상황이 재현됐다. 측면 공간이 막히면 2 대 1 패스나 침투 패스 등으로 중앙을 뚫거나 공격수 간의 활발한 위치 변경으로 공간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런 전술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본프레레에게 직언을 하고 판단을 도울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허정무 수석코치가 사임한 뒤 수석코치가 공석이다.

◆ 한국, A조 단독 1위로 올라=우즈베키스탄을 꺾어 2승1패(승점 6)가 된 한국은 31일 새벽(한국시간)에 벌어진 같은 조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득점 없이 비기는 바람에 A조 1위로 올라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승2무로 2위, 쿠웨이트는 1승1무1패로 3위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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