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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영국은 건재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영국은 재무상「캘러건」이 내각에서 퇴진하다시피 영국자체가 세계의 강대국선에서 물러섰다고들 하고있다.
사회주의적 노동당내각이 당의「이데올로기」를 포기하고 복지사회 정책마저 집어치울 정도로 궁지에 빠졌다면 더 말할것없이 영국은 퇴색하고있다.
영국은 스스로 살기 위해서 25억「달러」억제정책을 쓰기로 하고 중동과「아시아」요소에서 오는 71연도까지 군대를 철수한다고 한다. 이 군대는 과거와 달리 식민지 방위에 있지 않고 미국을 도와 민주방위를 수행하는데 목적이 있다. 우리들은 결코 이문제를「피안의불」로 볼수없다.
영국이「페르샤」만을 포기하면 중동「아시아」는 어디로 가며 동남아를 포기하면「아시아」는 도대체 어디로 갈 것인가? 갈곳은 소련과 중공뿐일 게다.
이것이 사실화 되는 날에는 세계민주세력은 볼장을 다 보았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영국이 포기한 지역은 미국이 책임져야하니 이 부담은 너무 엄청나기 때문이다.
영국의 오늘이 온 것은 벌써 그 조짐이 시작된 지 오래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오기 전부터 영국은 세계시장을 점차적으로 상실하고있었다. 독일과 일본은 헐한 노임과 부단의 근면으로 영국의 방직물 시장을 인도와 중국에서 위협하고있었다. 더구나 2차 세계대전이 종결을 고하자 영국은 민족자결의 대원칙에 부닥쳐 인도는 독립하고 중공시장의 문호는 폐쇄되었다. 식탁에 오르는 감자까지도 해외에 의존하는 영국으로서는 기식(氣息)이 엄엄(奄奄)하였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영국이 시련받는 그 원인이 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또는 고증적으로 보아서 영국은 비록 세계강대국선에서 퇴진한다고 해도 결코「그레이트·브리튼」의 지위에서 물러선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미국 다음가는 전투력을 보유하고있는 민주국가는 오로지 영국뿐이기 때문이다. 만일 공산침략이 세계를 뒤집는다고 하면 영국의 해·공군은 결코 무시 못할 전투실력을 가지고있다. 막상「유럽」에서 전투가 개시된다고 하면 소련을 제외하고는 불란서나 독일은 군사적으로 영국의 적수가 못된다.
아직 이세기는「앵글르색슨」족의 막을 내릴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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