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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대학지원 경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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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시내전기대학 입시원서접수가 지난16일이대·숙대를 끝으로 마감되었다. 시험은 오는22일. 지금까지 드러난 서울·연세·고려·중앙·이화·숙명·수도사대등 7개대학의 입시경
쟁율은 예년과 다름없이 아주높다. 전통이 깊고 비교적 안정되어있는 유일한 국립인 서울대는 평균경쟁율이 4.5대1 작년(5.1)보다 약간 누그러진 감은 있으나 경쟁은 여전하며 대부분의 사립대학도 역시 이보다 훨씬 높은 경쟁율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가 6.3대1, 고려대가 11.3대1, 중앙대가 l2.5대1로 가장높고 여자대학으로서는 국내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이화여대가 2.7대1로 비교적 안정된 반면 이와 쌍벽을 이루고있는 숙명여대는 7.1대1. 이대보다 몇배나 높은 경쟁율을 보여 좋은 대조가 되고있다.
이같이 서울시내 각대학에 많은 지원학생이 집중적으로 몰려들음으로써 국공·사립대학은 거의 경쟁이 없거나 학과에 따라서는 정원미달이 많이 나올것으로 보여진다.
같은대학(교)안에서도 학과별 지원율은 현저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의경우 공대의 응용수학(1.5), 화학공학(l.6), 광산(1.8), 조선(1.9)학과와 문리대의 식물학(1.6), 음대의 기악학과등 이공계학과가 2대1미만인데반해 문리대의 국문(9.4), 사학 (7.7), 철학(9.6), 정치(13.6), 외교(10.7), 심리(8.0), 지리 (7.3), 법대의 법학(7.5), 사대의교육학(8.6)등 인문·사회과학계 학과는 모두 7대1이상의 높은 경쟁율이다.

<인기는 사회과학>
이같은 현상은 다른 사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연세대는 학과별로는 문리대의 국문학과가 10.7대1로 가장 높고, 대학별로도 문리대가 9.1대1로 으뜸이다.
고려대는 정경대의 정치외교학과 (22.6)와 문과대학(13.5)이 으뜸이고 중앙대는 법정대학
이 18.4대1, 법정대의 행정학과가 21.9대1로 가장 높다.
이화여대는 단과대학별로는 법정대학이 5.2대1로 가장 높고 과별로는 올해 신설학과인 비서학과가 6.3대1로 가장 많은 인기를모았다. 이밖에도 사회사업(4.2) 사회생활(5.4) 정치외교(4.8) 법학(5.5)등 사회과학계 학과의 인기는여전히 등세.
숙명여대는 상학과가 15.3대1로 단연「톱」 이며 정치외교 (13.0) 국문(12.8) 교육(10.0) 사학(10.0) 경영(10.4)등 예외없이 인문·사회과학계에 많은학생이 몰렸다. 이와반대로 이공계학과를 보면 서울대의경우 해마다 우수한학생이 가장 많이모여 양과 질적으로 치열한 경쟁을벌였던 공대가 작년의 4.9대1에서 3.2대1로 뚝떨어져있다.
그중에서도 한때 서울대전체에서 가장치열한경쟁을보인 화공학과가 작년의 3.9대1에서 1.6대1로 경쟁의폭이 준것을 비롯, 섬유학과가 8대1에서 2.8대1로, 조선공학과가 6대1에서 1.9대1로, 원자력공학과가 8.4대1이서 3.5대1로, 응용화학과가9.1대1에서 2.2대1로 줄어들었다.
작년입시문제가 비교적 어려웠다는 연세대는 9.7대1에서 6.3대1로 떨어졌고 반사적(?)으로 고려대는 8.5대1에서 11.3대1로 작년보다 높아졌다.
이밖에 재미있는 현상으로는 올해 신설된 학과에 많은 학생이 몰려갔다는 것. 서울대문리대의 해양학과가 5.5대1, 고려대이공대의 공업경영학과가 8.6대1, 농림대의 식품공학과가 22.5대1이고 이대사서학과는 6.3대1로 전교에서 「톱」. 이와같은 지원경향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장래문제보다는우선 합격해놓고 보자는 안이한 안전제일주의에 기인된것으로 풀이되고있다.
특히 질적으로 경쟁이치열한 이공계를 기피하는경향은 올해들어 더욱 뚜렷이 나타났다. 서울시내 일류고교출신의 우수한학생들이 이공계에 많이가는반면 지방출신학생들이 인문·사회계에 많이몰린경향은 예년과다름없다.

<기복심한 경쟁율>
「조국근대화」의 시대적요청과 산업경제개발을뒷밤침하기위한 인력수급계획상 대학인구의 비율을 현재의 인문(사회) 55% 자연(이공) 45%에서 2차5개년계획이 끝나는 오는 71연도까지 자연 60% 인문40%로 조정하겠다는 문교부계획이 있는데다가 현재도 졸업후 비교적 취직이 잘되는 이공계보다 인문계로 많이 몰려가는 현상은 합격의난이에 큰원인이 있긴하나 기현상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적성과 장래의 희망등은 아랑곳없이「우선붙고보자」는 합격지상주의자들이 경쟁이약한 학과만을 골라 원서를내어 그결과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지는예도있다.
예를들어 서울대 문리대 중국문학과는 64년에 1.9대1이던 것이 65년에는 16.9대ㅣ로 치솟았다가 66년에는 다시 6대1로 뚝 떨어졌고 67년에는 4.9대1, 올해에는 4대1로 안정되어가고있다.
고려대의경우 상학과는 66년에 12.5대1이던것이 작년에는 5.2대1로 떨어졌고 올해에는 다시 11.4대1로 치솟았다.
사회학과는 66년에 5.9대1이던것이 작년엔 21대1로 엄청나게 뛰어올랐다가 올해에는 다시13.8대1로 뚝 띨어졌다.
연세대 사학과는 작년의 7.7대1이 작년엔 22.3대1로 급상승하더니 올해에는 다시 10.1대1로 좁혀지는등 갈팡길광이다.

<진로지도가 소홀>
아뭏든 많은 학생들이 합격안전제일주의로 우선들어가기 쉬운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하고있는 현상은 장래의 대학교육에던진 하나의 큰문제점임에 틀림없다.
이와같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는 학과를 합격제일주의로 선택하게된 원인은 여러가지 있겠으나 대체로 고등학교에서 개인의 성격과 소질, 직업적 적성등에 비추어본 학생의 진로지도가 소홀하고 심한 학교차와 부형들의 지각없는 일류지망열등 교육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있다.

<출신교로 인품평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고래로 ⓛ기술이나 노동보다는 관리나 인문을 숭상하는 숭문사상과 ②일류교출신이 사회의 상류층을 형성하고있고 봉건적인 선후배관계가 사회집단을 조성하고있으며 ③출신학교 간판에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그릇된 사회의식등이 대학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있는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와갈은 악현상을 제거하는길은 국가가 사회 구조를보다 평등화함으로써 『어느학교를 나왔느냐』가아니라 『무엇을할수있느냐』가문제가되는사회풍조를만드는일이라고지적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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