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커(36·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6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파71)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를 적어낸 커가 연장 두 번째 홀 파로 보기를 범한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을 물리쳤다.
통산 15승의 커와 11승의 페테르센은 최종 라운드에서 매치 플레이 같은 우승 경쟁을 펼쳤다.
커에 2타 차 공동 2위(8언더파)로 출발한 페테르센은 전반 9홀에서 1타를 줄이며 커를 1타 차로 압박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2차례(2005년, 2009년)나 우승한 커의 관록도 만만치 않았다. 커는 최종 라운드에서 아이언 샷 정확도가 떨어져 전반 9홀에서 1타도 줄이지 못하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쉽지 않은 거리의 파 퍼팅을 계속 성공시켰고, 12번홀(파4)에서는 5m 가량 되는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계속된 위기를 넘긴 커는 14번홀(파4)에서 흔들렸다. 그린을 놓치며 보기를 적어내 10언더파로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페테르센은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11언더파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우승을 향한 커의 집념은 끈질겼다.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버디로 응수한 페테르센에 1타 차 간격을 유지한 커는 1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2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커는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1.5m 짜리 버디 퍼팅을 실패해 다시 연장전을 치렀다. 그러나 두 번째 홀에서 투 온, 투 퍼팅으로 파를 잡아내 그린을 놓치고 보기를 기록한 페테르센을 물리쳤다. 지난 해 11월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6개월만의 우승, 통산 16승째다. 커는 “올 시즌 우승 없이 다소 부진해 ‘한 물 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줘 기쁘다”며 울먹였다.
페테르센은 지난 2007년 열린 이 대회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뒤 10번이나 더 우승하며 정상급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도 1승(롯데 챔피언십)을 거두며 상승세인 그는 마지막 날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냈다. 그러나 연장전에서 나온 보기가 아쉬웠다.
이일희(25·볼빅)는 마지막 날 4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태국 출신의 천재 소녀 아리야 주타누가른(18)도 5타를 줄여 10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LPGA 투어 정회원이 아닌 아리야는 올해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톱 5에 드는 돌풍을 이어갔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8언더파 7위를 차지했다. 박인비는 7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선두 그룹을 2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이후 버디 퍼팅이 번번이 홀을 외면해 더 이상 추격전을 펼치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신지애(25·미래에셋)는 2오버파 공동 31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지연 기자